[검수완박 논란]
與 “수사-기소 분리, 세계적 추세” 주장
美-獨-伊 등 檢 직접수사권 가져
한국 檢은 작년부터 6대 범죄만 수사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한국 검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지난해 1월부터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 대해서만 직접수사권을 갖고 있다.
11일 유럽평의회 산하 ‘사법의 효율성을 위한 유럽위원회(CJPEJ)’가 2018년 발간한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27개국(77%)이 헌법과 법률로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반면 검사의 수사권을 법에 정해 놓지 않은 나라는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이스라엘, 슬로베니아, 핀란드 등 8개국이다. 다만 뉴질랜드와 영국은 ‘중대비리수사청(SFO)’에 검사를 두고 직접수사를 일부 허용하고 있다.
민주당이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수사-기소 분리의 대표적인 모델로 제시하는 것을 두고도 ‘사실과 다른 해석’이란 지적이 있다.
미국 연방검찰은 중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연방수사국(FBI) 등과 팀을 꾸려 직접 수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2015년 ‘폭스바겐 연비 조작 사건’ 때는 독자 수사도 진행했다. 영국은 경찰이 수사와 일반 사건 기소를 담당하고 중대범죄의 기소는 왕립기소청(CPS)이 맡지만 뇌물 등 중대범죄에 대해 SFO가 수사와 기소 권한을 모두 갖는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은 “외국의 검찰제도가 생겨난 맥락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각자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