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러의 우크라 침공에 화들짝… 6월 나토 회의서 가입 신청할듯
가입땐 러 서북부 국경 나토에 포위, 나토와 러의 병력차이도 줄어
러 “발트해에 핵무기 배치” 위협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을 명분으로 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중립 노선을 유지하던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이어지는 역설로 나타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 동진(東進)이 러시아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북유럽을 자극해 ‘나토 확장’이라는 “자충수를 맞았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지적했다.
러시아는 14일(현지 시간)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 ‘나토 확장’ 역풍 맞은 푸틴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13일 열린 핀란드-스웨덴 정상회담에서 “몇 주 안에 나토 가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외교안보정책 장관회의에서 안보 환경과 대책을 분석한 안보보고서를 최종 확정한 핀란드는 내부적으로 가입 결정을 내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웨덴 언론도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가 나토 가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6월 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 때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NYT는 “푸틴 대통령은 나토 팽창과 서방에 맞서려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립주의를 유지하던 북유럽의 나토 가입을 촉진하는 ‘역효과’만 냈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0개 회원국이 약 350만 병력을 보유한 나토에 스웨덴과 핀란드가 가입하면 러시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서부 국경에 인접한 발트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체코 헝가리에 스웨덴 핀란드까지 더해지면 러시아 서북부 국경은 나토 회원국으로 포위된다.
나토와 러시아 병력 차도 줄어든다. 국가 군사력 비교 지표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지난해 분석을 보면 러시아군은 군인 135만 명(예비군 포함), 전투기 772대, 탱크 1만2420대, 잠수함 70척 등으로 세계 2위다.
나토는 최전선 투입 가능 병력 33만 명, 전투기 353대, 탱크 1515대, 공격용 헬기 136대, 항공모함 3척 등이다. 하지만 군사력 25위 스웨덴, 58위 핀란드가 가세하면 전력이 보강된다. 군사기술 강국인 스웨덴은 전투기 71대, 장갑차 3371대, 탱크 121대, 잠수함 5척 등을 보유했다. 병력(예비군 포함) 93만 명과 장갑차 2090대의 핀란드는 지상전에 강하다.
○ 러 “발트해에 핵 배치” 위협
이에 러시아가 핵무기 배치를 위협하면서 유럽에 신(新)냉전 구조가 가속화되는 안보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14일 “더 많은 적대국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에 지상군과 방공망을 강화하고 핀란드만에 상당한 해군력을 배치해야 할 것”이라며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가 나토 확장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이후 군사행동을 가한다면 발트3국이 유력하다고 본다. 옛 소련에서 독립해 2004년 나토에 가입한 발트3국은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우크라이나처럼 러시아와 역사, 문화를 공유했지만 서방 편을 든 ‘배신자’이자 되찾아야 할 영토다. 다만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단기적으로는 긴장이 고조되지만 나토가 강화돼 장기적으로는 유럽 안보가 안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프랑스 대선 결과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24일 결선투표를 앞둔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후보는 13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을 반대하며, 프랑스는 나토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토와 러시아는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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