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가 13%↓ 시총 63조 증발, 외국인-기관투자 9조 넘게 팔아치워
개미는 이달 들어 3조 넘게 사들여 주가 4거래일 연속 1.65% 뛰어
“中 도시봉쇄로 반도체 수요 감소”… “실적 좋아 반등 가능” 의견 엇갈려
삼성전자가 ‘6만전자’(주가 6만 원대)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반등 기대감을 키우며 연일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주 들어 나흘 연속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바닥을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진정되고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야 본격적인 반등세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45% 상승한 6만7700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6만6600원까지 떨어졌다가 18일 이후 4거래일 연속 1.65%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7만83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13.54% 곤두박질친 상황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404조1543억 원)도 올 들어 63조 원 넘게 증발했다. 지난해 3분기(7∼9월) 사상 처음 매출 70조 원을 돌파한 뒤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주가는 3월 30일(6만9900원) 이후 줄곧 6만전자에 갇혀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러브콜’은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이달 21일까지 개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9조3966억 원어치 쓸어 담았다. 순매수 상위 2∼10위 종목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특히 6만전자로 떨어진 이후 이달 들어서만 3조401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기만 하면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와 달리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올 들어 삼성전자를 각각 3조4294억 원, 6조1208억 원어치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도 2조41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의 긴축 행보로 주식시장 전반이 부진한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를 이탈하는 과정에서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매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이 이탈하는 과정에서 비중이 큰 삼성전자부터 팔아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커진 점도 주가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도시 봉쇄가 길어지며 중국 내 PC, 스마트폰 등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고 했다.
증권가도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달 들어서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목표주가가 ‘10만전자’를 밑도는 것은 물론이고 8만9000원까지도 조정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좋은 경우 한 달 뒤 주가가 오를 때가 많았다”며 “견조한 실적과 낮은 주가를 감안하면 현재 수준에서 하락하기보다는 반등할 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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