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부모가 늘면서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 10명 중 3명이 오후 7시 반에 하원하는 어린이집 ‘연장 보육’에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27일 발표한 ‘2021년 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 중 26.8%가 연장 보육을 이용하고 있었다. 복지부는 2020년 3월부터 어린이집 정규보육체계를 오후 4시 하원하는 ‘기본 보육’과 오후 7시 반 하원하는 연장 보육으로 개편했다. 현재 전국 어린이집의 약 86%가 연장 보육을 운영 중이다.
일하는 부모들은 아이를 키울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출근이 이르거나 늦을 때’를 꼽았다. 이어 ‘갑작스러운 긴급 상황이 터졌을 때’와 ‘보육 기관에 부모가 가야 할 때’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현재 복지부는 긴급보육 서비스인 ‘시간제 보육’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 본 가정은 3.2%에 그쳤다. 시간제 보육을 모르는 사람이 46.4%였고, 알고 있지만 이용한 적 없는 사람이 41.2%로 나타났다. 시간제 보육은 생후 3개월부터 36개월 어린이까지 급히 돌봐줄 곳이 필요할 때 지정된 어린이집에서 시간당 1000원에 돌봐주는 제도다. 전병왕 복지부 보육정책관은 “긴급 보육의 수요가 많아 시간제 보육 서비스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가운데는 직장 어린이집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5점 만점에 4.6점이었다. 이어 △법인 어린이집(4.2점) △국공립 어린이집(4.2점) △가정 어린이집(4.1점) 순이다. 전체 어린이집 이용 만족도는 4.1점으로 집계됐다. 보호자가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인은 △접근성(32.9%) △어린이집 평판(12.7%) △보육 프로그램(10.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가정의 평균 육아 비용은 가구당 97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평균 가구 소득의 19.3% 수준이다. 육아 비용은 보육, 교육, 의류, 식사, 보험 등 육아에 사용되는 모든 비용을 합친 것이다. 어린이집에 부모가 내는 비용은 월평균 5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부담 비용이 아예 없다는 가정도 29.6%였다.
어린이 보호자가 희망하는 보육정책 1위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 어린이집 등 공공보육을 이용하는 비율이 34.3%였다. 올해는 4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2025년까지 이 비율이 50%를 넘는 것을 목표로 매년 국공립 어린이집 약 500곳씩 늘리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의 영향도 포착됐다. 보육교사의 근무시간이 하루 평균 37분씩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평균 근무 시간은 9시간 7분이었으나 지난해에는 9시간 44분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방역 업무가 생기고 구인난이 심각해졌지만 연장 보육을 맡을 교사를 구하지 못해 기존 보육교사의 근무 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자 어린이들의 등교 시간도 당겨졌다. 오전 8시~8시 반에 등교하는 어린이 비율이 지난해 13.7%로 나타났다. 2018년(10.3%)에 비해 3%포인트 넘게 늘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학부모의 근무 시간이 유연해지면서 오히려 어린이집 등교가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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