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초강세에… 정유사들 사상최대 분기 실적 ‘환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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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쟁 등 글로벌정세 불안… 6주새 정제마진 3배 가까이 폭등
정유사들 설비 가동 100% 육박
SK이노 1분기 1조6491억 등 수출도 늘며 흑자규모 급증

글로벌 정세 불안으로 정제마진 초강세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정제장비 가동률을 100%에 육박하는 ‘풀가동’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정유4사 중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한 3사는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는 최근 정제설비 가동률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대치인 95%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수요가 저조했던 지난해 정제설비 가동률은 60%대를 오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발발한 올해 1분기(1∼3월)에는 83%까지 상승했다. 이후 최근까지 정제마진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한때 가동률이 99%를 기록하기도 했다.

나머지 회사들도 풀가동 행렬에 동참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정제마진 상승에 따라 정제설비 가동률을 99.6%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GS칼텍스 역시 최근까지 90%대 후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도 1분기 가동률을 90% 가까이로 올렸다가 지난달 말 정제시설 정기보수에 들어가면서 다소 조정했다.


정제마진도 치솟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0.04달러로 6주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3월 셋째 주 배럴당 7.76달러를 기록한 이래 6주 사이에 3배 가까이로 뛰어오른 것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실질적으로 정유사에 돌아가는 부분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정유업계에서는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간주한다.

정유4사의 올 1분기 성적표에도 이 같은 정제마진 강세가 반영됐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영업이익 1조6491억 원을 기록했으며 에쓰오일이 1조3320억 원, 현대오일뱅크가 7045억 원으로 3사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아직 1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GS칼텍스도 구체적인 전망치를 내놓진 않았지만 “타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호실적을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호실적에는 수출 확대도 큰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5위 수준의 설비 능력을 보유한 국내 정유업계가 이번 에너지 수급 불균형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1분기 석유제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해 자동차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 시기 국내 수요는 오히려 위축되는 측면이 있지만 해외 수출 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호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휘발유뿐만 아니라 경유 제품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가 강화된다면 현재 디젤(경유) 시장의 상황이 기타 에너지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제마진 초강세#정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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