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이 연일 큰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 하고 있다. 한국산 가상화폐 폭락으로 투자자들이 공포에 질리자 미국 정부와 의회가 가상화폐 추가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CNBC방송은 12일(현지 시간) 하루 만에 전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2000억 달러(약 258조 원) 이상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코인매트릭스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표 주자’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2만5401.29달러까지 떨어졌다.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2만6000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이더리움도 코인 당 1704.05달러까지 내렸다.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만회해 이날 오후 9시(미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13일 오전 10시) 현재 2만9000달러 대에 거래 중이다. 이더리움 가격도 200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은 최근 증시 불안 여파로 찬바람을 맞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인플레이션 악화에 따른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긴축 우려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8.3%로 전달(8.5%)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8% 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산 가상화폐로 불리는 루나와 테라USD 폭락 사태로 시장에 공포감이 감돈다. 테라USD는 코인 1개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지만 최근 대폭락을 거듭해 이날 오후 9시 현재 10센트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루나 가치 역시 동반 폭락했다. 외신은 코인 가치가 연쇄 하락하는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이 공포에 질렸다고 전했다.
테라USD를 발행하는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는 두 코인 폭락 사태에 거래를 일시 중단한 뒤 재가동하기도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가동 중단은 두 코인이 거래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규제책 마련에 착수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가상화폐 가치의 급격한 하락에 대응해 추가적인 연방정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회도 대응에 나섰다. 상원 은행위원장 셰러드 브라운 의원은 11일 테라USD 사태 관련 성명을 내고 의회와 감독 당국 차원의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라운 의원은 “이런 복잡한 상품은 미국인이 어렵게 번 돈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고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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