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5시 40분경 서울 동작구 상도종합사회복지관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는 주민들 18명이 줄지어 서 있었다. 유권자들은 운동복 등 편한 옷차림을 한 채 6시에 시작하는 투표시간을 기다렸다. 이들 중 가장 앞에 서있던 박민석 씨(56)는 “1등으로 투표해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얼른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6·1지방선거 투표가 시작된 이날 전국 곳곳의 유권자들은 새벽부터 투표소에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산불 피해를 당해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는 유권자들도 속속 투표소를 찾았다. 유권자들은 한 표를 행사하며 “우리 지역이 더 살만한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 산불 이재민도 한 표 행사
이날 시민들은 새벽부터 일찌감치 투표소에 들렀다. 오전 6시 20분경 가방을 메고 서울의 한 투표소에 들른 김모 씨(28)는 “급등한 집값이 바로 잡혀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한 표를 행사한 뒤 공무원시험 학원으로 향했다. 전북 전주시로 여행을 떠나기 전 여자친구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대학원생 박기태 씨(25)도 “누굴 찍든 젊은층 투표율이 높아야 청년의 목소리를 들어줄 거 같았다”고 했다.
올해 3월 발생한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 이재민들도 투표를 잊지 않았다. 40년간 살던 집을 화마(火魔)로 잃은 박현순 할머니(78)는 “집이 타버려 임시 숙소에 살고 있는 건 여전히 마음 아프지만 투표는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재민들을 많이 도와주는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진·삼척 산불 최초 신고자인 윤석현 씨(56)도 “갖고 있던 총 8만 평 규모 산 2개가 홀랑 타버려 피해가 크다”며 “산불 피해 지역에 개발사업을 진행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 만 18세 학생, 외국인도 투표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2020년부터는 선거 연령이 만 19세에서 만 18세(선거일 기준)로 낮아졌다.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장연서 씨(18)는 이번 선거에서 생애 첫 투표를 했다. 장 씨는 “얼마 전까지 고3이었기 때문에 특히 신중하게 교육감 투표를 했다”며 “하지만 정작 학교를 다니는 대다수 청소년들의 의견은 교육감 선출에 반영되지 않는 거 같아 아쉬운 맘이 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의 경우 한국 영주권을 취득한 후 3년이 지난 만 18세 이상 외국인도 투표권이 있다. 이날 오전 9시경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앞은 중국인과 베트남인 약 5명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만삭인 몸을 이끌고 투표소를 찾은 캄보디아 출신 이와카나 씨(37)는 “한국에 온 지 벌써 12년째”라며 “외국인도 한국에 사는 주민으로서 불편함 없이 살 수 있게 해주는 후보가 뽑혔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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