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한미일 북핵대표 협의… “北, 핵실험 준비… 우발 상황 대비”
전문가 “北, 도발강행 가능성 높아”… 성김 “北 갈 길은 협상” 대화 촉구
한미일, 8일 서울서 외교차관 회의… 亞안보회의선 국방장관 회담 추진
3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 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징후가 뚜렷해지자 강한 어조로 북한에 경고한 것이다. 한미일 3국이 북한 핵실험에 대응해 군사 대응 의지까지 밝히면서 한반도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 성 김 “북한 핵실험 준비 중”
김 대표는 이날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모든 우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 장기적으로 적절히 군사 태세를 조정하고,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력과 억제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전략자산을 전개할 수 있다고 시사한 셈이다. B-52, B-1B 전략폭격기나 항공모함 등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2018년부터 중단됐다.
김 대표는 이날 한미일 협의가 끝난 뒤 참석한 아산심포지엄에서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실험 징후에 대해 “심각하게 불안정하고 도발적인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핵실험이) 지역 안정성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한 나라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여럿 위반하고 이를 과시한다면 유엔의 신뢰성마저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윤석열 정부 ‘대북 강경 대응’ 예고
한미일 북핵수석대표가 이날 밝힌 입장은 문재인 정부 때보다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3국 북핵수석대표 협의인 만큼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한 강경한 대응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평가에 따라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미일 3국의 대응과 별개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셀프 봉쇄’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추가 제재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미-러 관계 악화로 유엔 안보리에서 새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날 북한을 향해 다시 한번 ‘대화와 외교’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북한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외교적 협상”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조건 없이 만나자는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여전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3국 북핵수석대표 회동에 이어 정부는 본격적으로 한미일 협력을 위한 각급 협의를 시작한다. 8일 서울에서 한미일은 외교차관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미, 한일 외교차관 양자 회담도 별도로 열린다. 10∼12일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는 한미일 국방장관 협의를 갖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달 중순 미국과 일본을 방문하고, 이달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는 3국 정상이 만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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