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갑상샘암
세브란스 출신 교수 3명 상위권… 대부분 로봇 수술 권위자
고신대복음병원의 이강대 교수 등 지방대병원 출신도 추천
《동아일보가 창간 102주년을 맞아 온·오프라인 건강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건강 플랫폼 ‘헬스동아’가 동아닷컴에 문을 연 데 맞춰 ‘명의가 추천한 명의 여성 암’ 기획을 준비했다. 세번 째는 갑상샘암(갑상선암)이다. 》
의사들이 직접 추천한 갑상선암 최고 명의는 “누구”?
갑상샘암은 국내 부동의 ‘발생 1위’ 암이다. 지난해 발표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도 갑상샘암은 그 해 3만676건 발생해 건수가 가장 많았다.
갑상샘암은 생존율이 매우 높다. 전체 갑상샘암의 85∼90%를 차지하는 유두암과 여포암은 ‘착한 암’이라고 불릴 정도다. 하지만 유두암 중에서도 일부 변이암, 여포암 중에서도 광범위 침윤암 등은 원격 전이가 잘되고 사망률도 높아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된다. 두 얼굴을 가진 암인 셈이다. 갑생샘암은 여성이 남성보다 3∼5배 더 많이 발생한다. 갑상샘암은 20대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해 40대 초반에 가장 많다.
동아일보가 국내 갑상샘암 명의 52명에게서 본인이나 가족이 갑상샘암에 걸렸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를 추천받았다. 그 결과 총 275명의 갑상샘암 치료 명의들을 추천받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갑상샘암 명의들을 소개한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세브란스, 여전히 강세
이번에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교수는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의 장항석 교수였다. 52명의 갑상샘암 명의 중 16명이 그를 추천했다. 2위는 정기욱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 교수로 14명의 추천을 받았다. 3위는 갑상샘암 비수술 분야로 김원배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에게 돌아갔다.
전통적으로 갑상샘암 명의 중에는 세브란스병원 출신들이 많았다. 이는 갑상선암 명의 1세대이면서 국내에서 갑상샘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한 강남세브란스병원 박정수 명예교수(일산차병원 교수)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번에도 상위권에 들어간 명의 12명 중 장항석 교수 외에 정웅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외과 교수, 남기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까지 세 명이 세브란스 출신이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정기욱 교수와 김원배 교수가 나란히 2, 3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대병원은 비수술 분야의 박영주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수술 분야의 이규언 유방내분비외과 교수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상위권에 김지수 내분비외과 교수가 추천됐다. 이번 갑상샘암 명의 대부분은 로봇을 이용한 수술의 권위자들이었다.
상위권의 지방 명의들도 눈길
이번 갑상샘암 명의가 추천한 명의 상위권에는 이강대 고신대복음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이병주 부산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도 이름을 올렸다. 서울 중심으로 암 명의들이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두 사람에게 당연히 눈길이 간다. 이들은 서울 쪽 명의들에게도 골고루 추천을 받았다.
이강대 교수는 갑상샘암 수술 시 신경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환자 피부에 간단하게 전극을 붙이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병주 교수는 대한후두음성언어의학회 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음성학 분야의 권위자이다. 그는 갑상샘암 수술에 흔히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인 음성변화를 줄이기 위해 갑상샘 수술 중 후두신경보전에 대한 치료기구 개발과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명의 중에는 입 안을 통해 갑상샘암을 제거하는 김훈엽 고려대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가 상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갑상샘암을 수술할 때 목에 흉터가 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환자가 많다. 김 교수는 다빈치 로봇 팔을 입 안으로 넣어 목에 있는 갑상샘암을 제거하는 경구로봇갑상선수술법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최근 경구로봇갑상선수술 1000건을 돌파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집도한 기록도 세웠다. 해외에서도 김 교수의 수술법을 전수받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빈치 로봇 수술은 겨드랑이 또는 유륜을 통해 수술을 해 오고 있지만 작은 흉터는 피할 수 없었다.
다만 이번 ‘명의가 추천한 명의’는 동료 평가에 의한 것이란 한계가 있다. 그리고 요즘에는 의사 한 명만 잘 해서는 좋은 치료 성적이 나오지 않고, 팀워크로 수술하는 병원이 좋은 치료 성적을 얻는 경우가 많다. 명의들에게는 환자들이 더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 만큼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명의가 추천한 명의 세부 소개
장항석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58)
세계가 인정한 난치성 미분화 갑상샘암 치료의 권위자다. 난치성 갑상샘암의 새로운 맞춤형 치료법 개발 및 갑상샘암 악화 원인 규명 연구를 해오고 있다. 난치성 갑상샘암 치료제 내성을 최소화하는 ‘사이클릭 테라피’를 정립했다. 또 한국 환자에 적합한 표적 치료 용량 및 방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정기욱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 교수(53)
한 해 평균 2000여 건의 갑상샘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해외 의사들이 정 교수의 ‘겨드랑이 절개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을 배우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대한갑상선학회에서 연구이사, 학술이사, 기획이사 등을 역임하며 국내 갑상샘 질환 연구 분야가 발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김원배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59)
갑상샘암의 표준화된 치료 지침이 없던 2006년 대한내분비학회의 갑상샘 결절(혹)과 암 치료 권고안을 만드는 작업을 주도했다. 갑상샘기능항진증의 일종인 그레이브스병이 다양한 유전적 원인으로 생기며 이는 치료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현재 제10대 아시아-오세아니아 갑상선학회 회장이다.
정웅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외과 교수(57)
2007년 세계 최초로 갑상샘암 로봇수술을 성공시켰다. 2010년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갑상샘 수술을 국내 처음으로 집도했다. 미국 다빈치 로봇 제조사가 정 교수의 액와부 접근 수술법을 가이드로 등재하기도 했다. 정 교수의 수술팀은 현재까지 9200여례에 달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세계로봇수술학회 회장을 지냈다.
박영주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56)
갑상샘 기능 장애의 유병률, 발병률, 대사, 신경인지 효과를 임상 연구했다. 또 갑상샘암의 발병기전, 예후 예측, 진단 전략 등 다양한 연구를 해 오고 있다. 특히 갑상샘 미세유두암 환자를 ‘적극적 감시 그룹’과 ‘수술적 치료 그룹’으로 나눠 결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해 두 그룹 간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강대 고신대복음병원 이비인후과 교수(63)
신경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환자 피부에 간단하게 전극을 붙이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또 부갑상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근적외선을 이용한 부갑상샘 탐색 장비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부갑상샘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위치를 찾아내는 ‘부갑상선 맵핑(mapping)’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김훈엽 고려대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48)
갑상샘암 수술 흉터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경구로봇갑상선수술의 창시자다. 경구로봇갑상선수술은 입안으로 로봇팔이 들어가 다른 조직과 기관에 손상을 주지 않고 병변만 정교하게 절제하는 수술법. 현재까지 경구로봇갑상선수술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집도했고, 해외에서 김 교수의 수술법을 전수받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남기현 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51)
갑상샘암 및 부갑상샘 종양의 수술적 치료 전문가다. 측경부 피부에 3cm만 절개해 갑상샘암을 제거하는 수술법으로 큰 합병증 없이 흉터를 최소화했다. 특히 초기 갑상샘암 환자에서 만족도가 높다. 2018년에 국내에 도입된 다빈치 SP기종을 이용해 로봇 갑상샘 수술 분야에 최소침습 기술을 적용했다.
김지수 삼성서울병원 내분비외과 교수(58)
갑상샘암 최소침습수술 전문가다. 현재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부회장, 대한내분비학회 감사 등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2019∼2021년에는 국제종양성형내분비외과학회(ISOPES) 회장으로 갑상샘 수술법 개발을 이끈 주역이다. 각 병원 로봇 갑상샘 절제술 세부 훈련 과정을 주도하고 있다. 이규언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49)
로봇 갑상샘 수술 전문가다. 이 교수가 개발한 몸에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는 BABA 로봇 갑상샘 수술은 치료적인 측면과 미용적인 측면 모두를 크게 만족시키는 수술법이다. 갑상샘암을 분자유전학적 측면으로 접근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종양 형성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예측을 위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태경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62)
갑상샘암, 두경부암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특히 로봇수술 전문가로서 여러 나라에서 강연과 로봇수술 시연을 하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이사장, 대한갑상선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아시아-태평양 갑상선외과학회 사무총장, 한양대병원 암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이병주 부산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56)
후두학(음성학)을 전공했으며 대한후두음성언어의학회 회장을 지냈다. 갑상샘 수술 중 신경 보전에 대한 치료기구 개발과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신경모니터링 개발 등 관련 분야 특허를 다수 등록했다. 현재 대한신경모니터링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갑상샘암 합병증인 음성변화를 최소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