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년층 관객 추억 자극
젊은층엔 다이내믹한 비행 어필
톰 크루즈 등 조종사역 배우들
항공 훈련 받고 직접 조종하기도
36년 만에 나온 ‘탑건’ 후속편 ‘탑건: 매버릭’이 최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되자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영화가 끝나자 일부 관객이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눈물을 훔치는 이도 있었다. 중·노년층 관객 중 특히 이런 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22일 개봉하는 ‘탑건: 매버릭’은 노을을 배경으로 망망대해에 뜬 항공모함에서 전투기를 포함해 각종 함재기들이 이착륙하는 모습을 실제 훈련 장면처럼 보여주며 시작한다. 전편과 비슷한 도입부로 관객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이후부터는 외계 기술 수준으로 발전한 전투기들이 등장하며 36년의 세월을 실감케 한다. 전편에서 해군 대위였던 전설의 전투기 조종사 매버릭(톰 크루즈)은 대령으로 승진해 미래형 전투기 개발을 위한 테스트 파일럿으로 활약한다. 최고 속도 마하 10(음속의 10배)이라는 불가능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몸무게의 10배가 넘는 중력을 온몸으로 버텨내는 매버릭의 모습을 미래 우주인처럼 담아냈다. 중력을 버티다 못해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늙은 듯 짓눌리는 모습은 사실적이다.
매버릭은 최고 조종사를 양성하는 미 해군 탑건 훈련소에 교관으로 돌아온다. 그의 임무는 훈련소를 최우수로 졸업한 후배 조종사들을 모아 최고 난도의 비행훈련을 시키는 것. 적국의 우라늄 농축시설 파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기 위한 저고도 비행훈련은 실제 공중전을 방불케 한다. 훈련과 실전 장면에서 F-18 전투기는 급선회와 급상승을 오가며 곡예에 가까운 기동을 한다. 크루즈를 비롯한 조종사역의 배우들이 항공학교에 들어가 훈련을 받고 실제 조종하는 장면을 촬영한 만큼 어떤 항공 블록버스터보다 현실감을 더한다.
조종석 내부를 비롯해 공중에서 비행 장면을 다각도로 담아 관객들이 전투기에 타고 있는 듯한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 조종사들의 얼굴이 짓눌리고 호흡이 가빠지는 장면에서는 보는 이도 숨쉬기가 힘겨워진다. 협곡 사이를 묘기하듯 나는 전투기 편대와 조종사들의 세세한 표정까지 포착한 장면을 보고 있으면 할리우드 촬영기술에 감탄하게 된다. 상영 내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크루즈가 조종 점퍼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 오토바이를 타고 활주로를 가로지르는 장면은 36년 전 20대 청춘이던 그의 모습과 겹쳐진다. 중·노년층 관객들이 자신의 청춘 한 시절을 다시 만난 듯 울컥해할 만한 장면이다. 할리우드 자본력과 기술력이 집약된 블록버스터인 만큼 큰 스크린에서, 그중에서도 4DX관 같은 특수 상영관에서 관람하는 걸 권한다. ‘탑건 세대’인 중·노년층에게는 청춘의 추억을, 젊은층에게는 최고 기술력이 집약된 항공 블록버스터를 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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