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슬롯 재배분 등 여파
내달 15일부터 절반으로 줄어
주민편의 등 위해 제도보완 필요
전북의 유일한 하늘길인 군산∼제주 하루 항공기 운항 편수가 다음 달 15일부터 절반으로 줄어든다. 군산공항 이용객의 불편은 물론이고 공항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전북도와 군산시 등에 따르면 현재 군산∼제주 노선에는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와 제주항공이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모두 네 차례 왕복 운항을 하고 있다. 하지만 7월 15일부터 이 노선 운항 횟수가 왕복 두 차례로 줄어든다. 군산공항에선 오전 10시 10분과 오후 6시에, 제주공항에선 오전 8시 25분과 오후 3시 25분에 각각 출발한다.
그동안 국토교통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자 제주공항 슬롯(항공기가 공항에서 이착륙하거나 이동하기 위해 배분된 시간) 여유분의 사용 권한을 임시로 국내 항공사에 배분해 왔다.
진에어와 제주항공도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단한 이스타항공의 슬롯을 임시로 배분받았고,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전 하루 세 차례 오가던 제주∼군산 운항편이 지난해 10월부터 네 차례로 늘었다.
항공기 운항이 증편되자 이용객이 급증했다. 지난해 군산공항 이용객 수는 28만197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특히 지난달에만 5만5200명이 항공편을 이용하면서 2002년 이후 한 달 탑승객으로는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그동안 탑승 시간 문제로 타 지역 공항을 이용했던 승객들이 군산공항으로 돌아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다음 달 운항 재개를 앞둔 이스타항공이 반환받을 슬롯을 김포∼제주 노선에 쓰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산∼제주 노선은 운항 횟수가 줄어들게 됐다. 운항 횟수가 줄면 이용객도 감소할 것이 뻔해 군산공항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군산 지역에선 공항 활성화와 항공 취약지역 주민의 이용 편의를 위해 “국토부의 적극적인 대처와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항공산업법에 따르면 지역 간 항공 서비스의 심각한 불균형으로 지역 발전을 저해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국토부 장관이 슬롯을 조정할 수 있다. 특히 항공사에 공항 이용 권한을 줄 때 ‘항공 오지’ 주민의 편의를 위해 비수익 노선의 운항을 의무화하는 조건도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북애향운동본부는 14일 성명을 내고 “군산∼제주 노선 감축은 현실을 도외시한 국토부의 자의적 정책”이라며 감축 운항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군산공항을 이용하는 도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군산공항 활성화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국토부와 항공사를 상대로 여러 가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군산공항 이용객이 늘고 있는 만큼 증편 운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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