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땅속 깊은 곳이 아닌 바다 속에서 자라며 자연에서 바로 채굴할 수 있는 유일한 보석이다. 특별한 가공이나 연마작업 없이도 광택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법으로 진주를 귀족들만 착용할 수 있도록 제정했을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 역사시대(Written History) 이전부터 사용되어 왔음을 유물을 통해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보석 중 하나다. 로마시대 이후 중요한 무역품 중 하나였고, 15∼16세기 중앙·남아메리카에서 진주가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소위 ‘진주의 시대(Pearl Age)’라 불리는 진주의 전성기가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서양에서 진주로 된 장신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19세기가 되어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하게 되었다.
진주의 대중화가 이뤄진 건 진주 양식법이 개발되면서부터다. 천연 진주는 확률적으로 채집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남획으로 조개류의 개체수가 고갈되어 더욱 희귀해졌으나 19세기 말 진주 양식법이 개발되고 양식 진주가 천연 진주와 동일하다는 연구가 나오면서부터 진주는 고위층의 전유물에서 만인의 보석이 되었다.
여성스러움, 우아함과 부의 상징
1960년대 이후 진주는 교양 있고 우아한 여성들이 착용하는 보석의 대명사로 명성을 널리 떨쳤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진주 목걸이를 착용한 모습을 기억하는가?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였던 재클린 케네디는 “진주는 언제나 옳다”고 했으며 미국의 영화배우였던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는 “진주는 보석의 여왕이자 여왕의 보석”이라는 말을 남겼다.
새로 부는 유행의 바람 ― 2가지 트렌드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아한 여성들이 착용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진주는 2010년 후반 들어 두 가지 급격한 트렌드 변화를 겪게 된다. 첫 번째는 인플루언서, 유명인들이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를 통하여 진주 목걸이, 귀걸이 등을 착용한 사진을 올리면서 젊은 감각의 보석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MZ세대라 하면 기존의 낡은 패션 관습을 해체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로 변모하는 창의적인 세대가 아니던가? 진주라는 보석에서 이러한 바람이 분 것이다. 즉 진주가 더 이상 상류층만을 위한 보석이 아니라 슈트부터 트레이닝복까지 매치해서 착용할 수 있는 데일리 액세서리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두 번째는 여성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진주를 선호하는 남성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의 유명한 셀럽인 해리 스타일스, 퍼렐 윌리엄스부터 국내의 BTS 뷔, 송민호 등이 수많은 공식석상에서 진주를 착용한 모습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다.
더 이상 어머니들의 보석이라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핫한 아이템이 되어버린 진주 중에서도 MZ세대들과 남녀 모두 선호할 만한 아이템들을 몇 가지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 타사키 데인저 컬렉션
진주로 명성이 높은 주얼리 브랜드 타사키도 기존의 클래식함을 탈피하여 트렌드에 부합하는 여러 컬렉션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 데인저 컬렉션은 옐로 골드로 표현한 가시와 우아하게 빛나는 진주가 매력적인 젠더리스 디자인이 돋보인다.
◆ 타사키 밸런스 컬렉션
직선의 옐로골드바 위에 진주가 나란히 늘어서 있는 형태의 간결한 디자인으로 펜던트, 링, 브로치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역시나 젠더리스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 다미아니 마르게리타 하이주얼리 진주 컬렉션 네크리스
최상급 다이아몬드와 진주의 정교한 세팅으로 데이지 꽃잎의 화려하고 독특한 디테일을 완벽하게 구현한 네크리스. 2010년 후반 인플루언서들이 MZ세대들에게 진주에 대한 열광을 이끌어낸 것이 바로 이 초커(Choker) 스타일이었다.
◆ 스티븐 웹스터 아스트로 볼 2.0 컬렉션
금으로 형상화한 별자리 모양이 진주를 감싼 형태의 컬렉션으로 13번째 뱀주인 자리는 흑진주를 사용하였다. 이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은 귀걸이와 목걸이 두 가지 형태로 착용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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