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SNS 절친’이 있나요?[2030세상/배윤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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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슬 도배사·‘청년 도배사 이야기’ 저자
배윤슬 도배사·‘청년 도배사 이야기’ 저자
도배사로 전직하기 전, 직장생활을 할 때는 물론이고 그 이전에도 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큰 관심이 없었다. 계정을 만들어 지인들과 공유하기는 했지만 부지런히 게시물을 올리거나 모르는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배 일을 시작하며 내가 하는 일, 매일 작업하는 일터, 일하며 떠오르는 생각 등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새로 계정을 만들어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인들에게는 새 계정을 굳이 알리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더라도 꾸준히 기록하는 것에 의미를 두자는 마음으로 계속해 왔다.

처음에는 내 글과 사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일을 시작한 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꾸준히 올리다 보니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내 계정을 찾아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나처럼 건설 현장에서 일하거나 기술직에 몸담고 있는 또래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통하고 있다. 얼굴을 본 적도, 직접 대화를 나눈 적도 없지만 때론 현실에서 만나는 친구보다 더 깊은 유대감을 느낀다. 진심으로 서로를 응원하며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지면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나 역시 최근 목공 일을 하는 SNS 친구와 만나 식사를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SNS를 통해 일을 의뢰하고 일과 관련한 대화를 하는 등 업무에도 SNS를 자주 활용한다. SNS 계정은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이기에 접근성이 좋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SNS로 일을 의뢰받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먼저 일에 활용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팀원을 충원해야 할 때 계정에 홍보글을 올리고 조건에 맞는 사람을 찾는다. 실제로 우리 팀의 팀원 다섯 명 중 두 명은 SNS를 통해 채용했다. 전화 통화와 실제 만남의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첫 소통은 온라인에서 이뤄진 것이다.

물론 온라인 소통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 선택에 의해 내 계정은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지만 비공개로 되어 있는 상대방의 계정은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아는 정보가 불균형하다는 생각이 들어 때로는 두렵기도 하다. 상대방은 내 이름, 성별, 나이, 직업, 내가 먹는 음식, 주로 가는 곳, 내가 자주 하는 생각 등에 대해 전부 알고 있지만 나는 상대방에 대해 아는 것이 단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소통이 이뤄질 때가 많다. SNS에 개인 정보를 너무 많이 공개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면서도, 관계의 확장이라는 긍정적인 매력이 지금은 더 크게 다가온다.

온라인으로 사람을 사귀고 실제 만나기까지 하는 것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겼던 때도 있었다. SNS는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꾸며진 가상의 공간이라는 마음의 벽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지금은 물리적인 거리를 넘어 직접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과도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등 관계의 폭이 넓어지는 장점을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SNS에 나의 이야기를 올리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sns#친구#유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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