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 활용해 의료영상 찍을 때
이동형 장치로 고해상도 촬영 가능
국내 연구진이 엑스레이(X선)를 활용한 의료영상을 찍을 때 방사선 노출량을 30%가량 줄이고 엑스레이를 이동형 장치로 만들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이철진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 기반의 ‘냉음극 X선 튜브’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고해상도 X선 의료 영상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X선 장치 상용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X선 장치의 기존 핵심 부품인 텅스텐 필라멘트 기반의 ‘X선 튜브’ 대체용으로 주목받는 탄소나노튜브 기반의 ‘냉음극 X선 튜브’ 기술이다. X선 장비는 126년 전 처음 원리가 발견된 후 1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열음극선’이라는 핵심 기술에서 별다른 발전이 없었다.
텅스텐 필라멘트 등 소재에 전기를 가하면 가열되는 과정에서 열과 함께 부수적으로 전자가 튀어나오는데 이를 금속에 부딪치게 해 나오는 에너지로 X선을 발생시키는 기술이다. 약 2000도의 고온으로 소재를 가열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열되는 과정에서 튀어나오는 전자가 발생시키는 X선은 의료 영상을 촬영할 만큼 충분하지 않은 데다 이때 나오는 적은 양의 X선에 의한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도 이뤄진다.
이 교수팀은 앞서 2019년 가열하지 않고 전류만 흘리면 빛에 가까운 속도로 전자를 방출하는 탄소나노튜브로 고밀도 진공 튜브 제작 기술 개발에 성공해 기존 X선 튜브의 단점을 뛰어넘는 냉음극 X선 튜브를 개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개발한 기술로는 의료진단용 X선 장치에 적용할 만큼의 충분한 X선이 방출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는 “이번에 공개한 냉음극 X선 튜브는 향후 앰뷸런스나 군부대, 이동형 보건소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X선 장치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펴내는 국제 학술지 ‘ACS 나노’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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