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환율 방어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2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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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치가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자본이탈 우려가 심화되면서 한미 양국이 통화스와프(맞교환)를 재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12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한미 통화스와프 협상에 관해 “(양국의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 있을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그는 “워낙 비밀스러운 부분이어서 (당국이) 발표할 수는 없다”면서 “환율 방어를 위해서 국가가 갖고 있는 달러들을 시장에 많이 매각해서 (보유 외환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통화스와프가 반드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침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19일 한국을 방문해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만날 예정이어서 양국이 이에 대한 실무 논의에 착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5, 16일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회원국 다수가 글로벌 안전망 구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이 때 양자 또는 다자 간 통화스와프가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통화스와프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해 유사시 양국의 통화를 맞바꿀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기축통화를 갖고 있지 않은 한국으로서는 마이너스 통장처럼 급할 때마다 달러화를 빌려 쓸 수 있는 만큼 경제위기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 때 체결된 바 있지만 문재인 정부 때인 작년 말에 더 연장되지 못 하고 종료됐다.

그러다가 최근에 와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촉발된 글로벌 복합위기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그 필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5월 한미 정상회담 때 통화스와프 재개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과를 내지 못 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 원화보다 달러화 가치가 높아져 자본이 한국에서 빠져나가고 환율이 오른다”며 “이때 환율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달러를 계속 팔아치워 외환보유액이 줄어들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질 수 있어 한미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통화스와프 규모가 우리 외환보유액에 비해 크지 않아서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미 통화스와프는 양국 정상회담 때 외환시장 협력에 대한 전반적인 문구가 담긴 만큼 그에 맞춰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옐런 장관의 방한에 맞춰 현재 어떤 의제를 다룰지 논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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