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 증가율이 1950년 이후 처음으로 1% 아래로 떨어졌다고 유엔이 11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세계 인구의 날’인 이날 유엔이 공개한 ‘세계 인구 전망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20년에 전년 대비 0.92%, 지난해에는 0.82%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78억7000만 명이던 세계 인구는 11월 80억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2050년 97억 명에 이어 2080년대 104억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줄어 2100년까지 100억 명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내년부터는 중국이 아니라 인도가 세계 인구 1위가 된다고 유엔은 밝혔다.
○ 유럽 인구 2차대전 후 최대 폭 감소
세계 인구는 늘고 있지만 선진국은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진행돼 왔다. 세계 인구 전망 2022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61개국 인구가 최소 1%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 인구는 2020년 74만4000명, 2021년 140만 명이 줄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구 감소 폭이 2년 연속으로 가장 컸다. 유럽 인구는 2100년까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인구 감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사망률 증가와 이주민 유입 감소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수십 년째 지속된 낮은 출산율도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 인구 3명 중 2명은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이 2.1명 이하인 지역에 살고 있다. 합계출산율 2.1은 평균적으로 인구가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세계 인구 60% 이상이 인구 감소 및 고령화가 진행 중이거나 우려되는 지역에 살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인구 증가는 콩고민주공화국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탄자니아 등 8개 국가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출산보다 이주민 유입이 인구를 늘리는 주요인이 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 “인구 감소 중국, 내년 인도에 1위 내줄 것”
유엔 예측에 따르면 중국이 올해까지는 세계 인구 1위지만 내년부터는 인도가 1위 자리를 차지한다. 앞서 유엔은 인도 인구가 2027년 중국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그 시기가 4년 앞당겨진 것이다. 현재 중국 인구는 14억2600만 명, 인도는 14억1200만 명이다. 1400만 명 차이다. 중국은 올해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돼 2040년 중반까지 매년 약 600만 명씩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인구가 늘어 2050년 16억680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일본은 2010년부터 계속해서 인구가 줄고 있다. 한국도 2020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FT는 고령화가 지속되면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재정 지출이 증가할 확률이 높다며 이는 새로운 정치적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찰스 굿하트 런던정경대(LSE) 명예교수는 “인구가 감소하는 국가에서는 경제 생산성 측면에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경제 성장률 추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은퇴 시기를 늦춰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거나 생산성 증가 및 자동화를 통해 고령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슈아 와일드 막스플랑크인구연구소 연구원은 “출산율 감소는 단기적으로는 경제활동인구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므로 부작용이 당장 가시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경제활동에 종사하던 세대가 은퇴해 연금과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연령이 되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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