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스테핑서 “열심히 노력할 뿐”…참모와 식사자리선 文정부 거론
“지지율이 0%, 1%가 나와도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고 싶다”
이건희와 스타 CEO 사례 들며 “스타 장관들 많이 나오면 좋겠다”
“그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 열심히 노력하는 것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국정 수행에 대해 부정 평가가 더 높다. 원인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원인은 언론이 잘 알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날 발언을 두고 윤 대통령이 임기 초반부터 대내외 악재로 인해 30%대 지지율로 고전하는 데 대한 답답한 심정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개혁 추진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자신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장관과 참모들에게 대국민 소통을 강조하며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모습이다.
○ “지지율 떨어져도 바로잡을 건 바로잡아야”
윤 대통령은 최근 취임 두 달 만에 빠르게 하락한 국정수행 지지율과 관련해 “지지율 0%, 1%가 나와도 바로잡아야 할 것을 제대로 바로잡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국민의힘 의원, 대통령실 및 정부 관계자가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였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각 분야에서 이뤄진 문제 사례에 대해 열거했다고 한다. 북한 어민 강제 북송 사건, 탈원전, 공무원 증원, 퍼주기로 인한 국가 부채 등이 언급됐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를 바로잡으려면 반대 세력의 반발이 있겠지만 그대로 놔두고 갈 수는 없지 않느냐. 바르게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또 “이를 바로잡는 것은 꼭 누구를 징계하는 차원이 아니라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일”이라면서 “그러다 보면 인기가 없고,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지만 대통령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참석자들은 “대통령이 지지율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현재 자신의 소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각 분야에서 추진하려는 개혁이 전(前) 정권에 대한 정치 보복으로 인식되고,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돌아와 답답해했다는 것이다.
○ “스타 장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윤 대통령은 일단 각종 논란에 거리를 두며 ‘메시지 리스크’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그 대신 자신이 직접 현안의 전면에 서기보다는 장관과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언론에 나서 국민들에게 국정 철학과 정책을 널리 알릴 것을 독려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들께서 알지 못하고, 실제 체감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장관들이 직접 발로 뛰고 국민과 더 가까이 소통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민과의 소통 강화 방안’에 대해 발제를 했다. 윤 대통령은 발제 이후 고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사례를 들며 “이 전 회장 본인은 뒤로 물러서 있으면서 스타 CEO(최고경영자)를 많이 배출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기업의 가치를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 있는 장관들이 다 스타가 되기를 바란다. 스타 장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론에 장관들만 보이고 대통령은 안 보인다는 얘기가 나와도 좋다”고도 했다. ‘장관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장관들에게 ‘적극 나서라’는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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