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패배 이후 책임론이 제기됐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3일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묘소를 찾아 “무거운 마음을 안고 다시금 신발끈을 묶는다”라며 굳은 의지를 밝혔다.
심 의원은 이날 경기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 묘소에서 열린 노 전 의원 4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뒤 페이스북에 “’이름 없는 사람을 주인으로 모시는 정치’, 당신이 주고 가신 말씀을 다시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글을 남겼다.
심 의원은 “진보정치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을 만났고, 정치가 배제했던 투명 인간들의 이름을 온 힘을 다해 불러왔다”라며 “그것은 우리가 걸었던 진보정치의 소명이자 자긍심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그렇지만 오늘, 유난히 무거운 ‘노회찬의 시선’ 앞에 고개를 떨군다“라며 전날 협상이 타결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을 언급했다. 이어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은 거대했습니다만 그들의 삶은 한 치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라며 “이름 없는 이분들의 절규를 떠올리며 어지러운 마음이 앞선다”라고 심경을 비췄다.
심 의원은 “그 무거운 마음을 안고 다시금 신발 끈을 묶는다”라며 “정치가 가장 필요한 곳을 떠올리며, 당신을 찾아 떠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의당 내부에서는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참패하자 “정의당 10년의 실패는 심상정 노선의 실패”라며 책임을 물었다.
이에 심 의원은 지난 12일 ‘정의당 10년 역사에 대한 평가서’에서 “진보 정당 1세대의 실험이 끝났다고 본다. 민주노동당 창당 이래 23년간을 버텨왔지만, 우리는 미래를 열지 못했다”라며 “그 지난한 과정에서 저의 책임을 통감한다. 그간 당을 주도해온 세력은 낡았고 심상정의 리더십은 소진됐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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