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방문 뒤 사임 가능성 공개 언급
역대 사례서 직접 사의 표명 드물어
가톨릭 전통주의에 회의적 반응도
건강이 악화돼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해 해외 순방길에 올랐던 프란치스코 교황(86)이 사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교황청 관영 매체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캐나다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 나이에 (무릎 부상 등)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교회에 봉사하려면 조금 자제해야 한다. 한편으로 물러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솔직히 말해 이(물러나는 것)는 재앙이 아니다. 교황도 교체 가능하다”며 “(무릎 수술을 했던) 10개월 전 6시간 넘게 마취를 했는데 아직도 영향이 남아 있다”고 했다.
교황은 기자들이 사임 문제를 계속 질문하자 “(사임의) 문은 열려 있다. 일반적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까지는 이 문을 사용하지 않았고 그 가능성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레에도 그것(사임)을 생각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사의를 밝힌 교황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 전통주의에 교황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생각을 발전시키지 않는 교회는 퇴보하는 교회”라며 “이들은 (오히려) 전통적이지 않고 뿌리 없이 퇴보하며 뒤를 바라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은 죽은 이들의 살아 있는 믿음인데 자칭 전통주의자에게 전통은 살아 있는 이들의 죽은 믿음”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지난달 12일 멕시코 방송 인터뷰에서도 “당장 사임 계획은 없지만 그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히는 등 재위 초부터 사임 의사를 종종 밝혔다. 그는 사임한 뒤 모국 아르헨티나로 돌아가지 않고 ‘로마 명예 주교’로 남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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