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프로야구서 39 홈런으로 선두, 현재 페이스면 59개까지도 가능
1964년 오 사다하루 넘어설 수도… 한미일 최초 5연타석 홈런 날려
타점 1위-타율 2위 등 ‘불방망이’
무라카미 무네타카(22·야쿠르트·사진)가 한미일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5연타석 홈런을 친 타자가 됐다.
지난달 31일 고시엔구장에서 안방 팀 한신을 상대로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무라카미는 2일 안방 주니치전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회말 첫 타석부터 1점 홈런을 날렸다. 일본 프로야구(NPB) 역사상 14번째 4연타석 홈런이었다.
무라카미는 “약간 의식했다. 홈런 치는 꿈을 꾸고 나왔기 때문에 혹시 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평소처럼 집중해서 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서는 ‘마사유메(正夢·들어맞은 꿈)’라고 전했다.
이어 3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이 경기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무라카미는 주니치 선발 야나기 유아(28)가 던진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면서 연타석 홈런 부문 새 역사를 썼다. 4연타석 홈런은 한국 프로야구에는 3번, 메이저리그에는 43번 있었지만 5연타석 홈런은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무라카미가 처음이었다.
우투좌타인 무라카미는 “5타석 연속 홈런을 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한 채 타석에 섰다. 타격 자세가 좀 무너졌지만 (공이 배트에 맞을 때) 왼손 감각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무라카미는 이날 홈런 두 방으로 지난해 세운 개인 최다 홈런(39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센트럴리그(CL) 안에서는 오야마 유스케(28·한신·22개)에게 17개 차이로 앞선 1위이고, 퍼시픽리그(PL) 1위 야마카와 호타카(31·세이부·30홈런)와도 9개 차이가 난다.
마쓰이 히데키(48)처럼 잘 치는 타자가 되고 싶어 등번호(55번)를 따라한 무라카미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59홈런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오 사다하루(82·요미우리)가 1964년 남긴 NPB 일본 타자 최다 홈런(55개) 기록을 넘어 2013년 팀 선배 블라디미르 발렌틴(38)이 세운 NPB 단일 시즌 최다 홈런(60개)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다.
2019년 36홈런을 쏘아 올리며 CL 신인상을 탄 무라카미는 지난해에는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거듭났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결승에서도 3회말 선제 1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일본이 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는 데 앞장섰다. 지난해 9월 19일 안방경기 때는 NPB 역대 최연소(21세 7개월 17일) 통산 100홈런 기록도 세웠다.
무라카미는 성씨(村上)뿐 아니라 별명도 무라카미(村神)다. 신(神)처럼 잘 친다는 뜻이다. 실제로 무라카미는 홈런뿐 아니라 타점(98점)에서도 양대 리그 도합 2위인 오아먀 유스케(28·한신·71타점)에게 27점 앞선 선두다. 현재 CL 2위인 타율(0.321)에서도 선두에 오르면 무라카미는 1982년 오치아이 히로미쓰(당시 29세)를 넘어 NPB 최연소 타격 3관왕 기록을 세울 수 있다.
고교 시절 야구 선수였던 아버지와 배구 선수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무라카미는 두 살 위의 형과 네 살 아래 남동생까지 삼형제 모두가 야구 선수다. 형의 뒤를 이어 규슈가쿠인고 4번 타자로 활약 중인 동생 게이타(18)는 형이 1학년 때였던 2015년 이후 7년 만에 팀을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무대로 이끌었다. 무라카미는 고시엔구장에서 3연타석 홈런을 날린 뒤 “내 좋은 기운이 동생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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