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호가 어제 오전 8시 8분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 미국 플로리다의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 발사장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다누리호는 오전 9시 40분경 지상국과 정상적으로 교신했다. 예정했던 궤적에 성공적으로 올라탄 다누리호는 달 궤도 안착까지 149일간 긴 여행을 하게 된다.
다누리호는 12월 16일 달에 근접하고 이후 보름간 속도를 줄여 그달 말일 달 상공 100km 궤도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새해 1월 1일 다누리에 실린 특수 카메라 등 관측 장비가 정상 작동하기 시작하면 한국은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지금까지 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 등 6개국만 성공한 일이다. 올해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어 달 탐사에 첫발을 뗌에 따라 우주 강국의 꿈에 한국은 성큼 다가섰다.
다누리호는 내년 한 해 달 궤도를 하루 12바퀴 돌면서 임무를 수행한다. 방탄소년단(BTS)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영상을 우주 인터넷을 이용해 지구로 전송하는 실험, 달 극지방 정밀 촬영 등의 임무가 예정돼 있다. 2030년에 누리호를 개량한 로켓에 실려 발사될 한국의 첫 달 착륙선이 내릴 장소도 물색해야 한다.
세계 각국의 달 탐사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달에는 핵융합 발전의 연료이자 미래 에너지원으로 기대되는 헬륨3가 100만 t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의 16.5%인 중력 때문에 적은 연료로 로켓을 쏠 수 있어 먼 우주로 나아갈 전초기지로도 안성맞춤이다. 미국이 50여 년 만에 달 탐사를 재개해 2025년 유인 달 착륙선을 발사하는 것, 중국이 10년 안에 무인 연구기지를 달에 짓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늦었다고 한국이 달 탐사에 손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강대국들이 경제·과학력을 경합하는 우주 개발에서 제 몫을 못하는 나라는 설 자리가 없다. 이번에 미 항공우주국(NASA)이 다누리호 발사를 돕고, 유인 달 착륙선을 쏘는 미국 아르테미스 계획에 한국이 10번째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도 인공위성을 독자 개발하는 기술력, 세계 10위의 경제력을 갖추고 있어서다. 누리호, 다누리호에 이어 한국 우주산업의 역량을 더욱 끌어올릴 프로그램을 정부는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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