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종자와 청년은 충남 농업의 미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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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성 충남농업기술원장

김부성 충남농업기술원장
김부성 충남농업기술원장
종자(種子)가 중요한 시대다. 우리 속담에 “굶어 죽어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 종자는 전통적인 농업에서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였다. 현대 농업에서도 새로운 종자를 확보하는 것은 농업 선진국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다. 종자는 국가의 농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그러면 우리나라 종자산업은 어떤가? 한마디로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충남은 전반적인 상황과는 다르다. 종자전쟁에서 이겨본 귀중한 경험이 있다. 2005년 한국의 딸기 시장에서 국내 품종은 9.2%에 불과했고, 일본 품종이 대부분이었다.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로열티 압박에 시달렸다. 이런 상황에서 충남농업기술원은 ‘설향’을 개발했다. 설향은 현재 국내 점유율 86%를 넘기면서 일본과의 딸기 종자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충남농업기술원은 딸기를 비롯해 화훼, 약용 작물과 식량 작물에서 우수한 신품종을 육성해 종자주권을 확립해왔다. 그동안 220여 개의 우수 품종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딸기에서는 대표 품종 설향 외에도 일반 딸기보다 두 배가량 큰 ‘킹스베리’, 기능성을 가진 ‘비타베리’, 표피가 강해 수출에 유리한 ‘하이베리’ 등 연달아 히트 품종을 만들어 왔다. 또한 최근에 동남아시아 지역처럼 벼를 2번 재배하거나 다른 작물과의 2, 3모작이 가능하도록 생육기간을 70∼80일로 단축한 극조생종 ‘빠르미’ 벼를 개발한 것 등은 우리나라 농업에서 한 획을 그은 큰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종자를 개발하고 기술을 보급하는 일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다. 마을 존립에 대한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농업·농촌을 꿈꾸는 청년들의 발걸음은 고맙고 뜻깊다. 이러한 청년들의 발걸음은 청년 자신, 농촌 마을, 미래 농업의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이라는 의미가 있다. 우선 청년 자신에게는 도회지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각자의 삶을 개성 있게 꾸려 나가려는 도전이다. 농촌 마을로서는 무궁무진한 역량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농촌 공동체를 유지하고 나아가 농촌을 풍요롭게 만드는 도전이다. 미래 농업 측면에선 농업을 기존의 기술을 뛰어넘어 4차 산업혁명으로 연결시키는 새로운 도전이다.

충남농업기술원은 청년농부를 육성하고 귀농·귀촌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농업·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각종 사업을 추진해왔고 점차 확대하고 있다. 젊은이와 도시인들이 충남에 둥지를 틀도록 귀농·귀촌 희망자 및 초기 귀농인 종합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충남 농업여건 및 정책 소개와 재배작목 선택을 위한 농업기술 교육, 농촌생활 체험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농촌관광 트렌드(체험+힐링)에 맞춘 체험학습 및 도시농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농업·농촌 자원 활용도를 높여가면서 콘텐츠 개발과 홍보 강화에도 노력할 것이다.

더불어 농업에 대한 신념과 의지는 있으나 자본이 부족해 고심하는 청년들의 영농창업도 돕는다. 스마트온실을 활용한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숙소를 제공하면서 2∼8개월 동안 작물 재배시기에 맞춘 실습을 제공한다. 2023년부터 이런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시군농업기술센터의 스마트팜을 임대해 창업을 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김태흠 충남지사의 농업 모토인 “힘센 충남 농업”은 이런 특단의 전략과 준비를 담고 있다. 농업·농촌에 관심을 가진 청년들이여, 준비된 충남에서 새로운 도전을 펼쳐 보라.

#종자#청년#충남 농업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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