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과병원
외상 환자 많은 지역에 개원… 자연스럽게 ‘환자 중심’ 경영
국내 최초 세극등현미경 도입… 의원서 안과전문병원으로 성장
환자와의 믿음으로 3대가 찾아… 전공의 수련하며 인재 양성 힘써
1962년 서울 영등포에 작은 안과의원으로 시작한 김안과병원이 올해 60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안과전문병원으로 성장한 김안과병원은 50여 명의 우수한 안과 전문의를 보유하고 있다. 장재우 김안과병원 원장을 만나 병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물었다. ―김안과병원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안과전문병원이다. 김안과병원의 시작은 어땠나.
“김희수 이사장이 60년 전 영등포에 김안과를 개원하면서 시작됐다. 그때는 영등포가 공단지역이었다. 일하다가 외상을 입은 환자들이 병원에 많이 찾아왔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라 환자들 중에는 일하다가 다치면 생계유지가 힘든 사람들도 많았다. 김 이사장은 다쳐도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해 밤낮없이 진료를 봤다. 이때부터 ‘환자 중심’이라는 김안과병원의 철학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김안과의원은 당시 개원가임에도 수술이 가능했다. 과거에는 안과 수술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김 이사장은 지금은 흔하게 사용하는 세극등현미경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진료 현장에서 사용한 분이기도 하다.”
―김안과병원을 지금껏 이끌어온 원동력은 무엇인가.
“그 옛날 자신이 다니던 김안과의원을 지금은 손자와 함께 온다. 부모는 아들딸의 손을 잡고 병원을 방문한다. 김안과병원을 이끌어온 가장 큰 원동력은 환자들에게 오랜 기간 신뢰와 믿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김안과병원을 방문한 환자 수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인구의 2명 중 1명이 병원을 방문했다.”
―김안과병원이 국내 최대 안과전문병원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김안과병원은 중증 안과질환을 비롯해 모든 안과질환을 치료하는 병원이다. 안과는 크게 5가지 분야(각막·망막·녹내장·소아사시·성형안과)가 있다. 병원은 모든 분야를 센터화해 전문적인 진료환경을 제공한다. 단일병원에서는 잘 하지 않는 각막이식도 시행한다. 또 김안과병원의 DHL(Doctor‘s Hotline)시스템은 협력 병의원들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환자를 빠르게 치료할 수 있게 한다. 현재 약 590개의 병의원과 DHL 협력을 맺고 있다.”
―올해 김안과병원이 60주년을 맞았다. 안과계에 주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안과병원이 대형화되면서 최근 일부 병원들의 과도한 진료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의사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아야 한다. 김안과병원은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을 고민하는 병원이다. 김안과병원은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전국 최초로 1995년 안과 레지던트 수련병원이 됐으며 지금까지 65명의 전문의를 배출했다. 전공의를 포함해 김안과병원에서 전문의로 근무하다 퇴사한 의사 수가 220∼230명 정도다. 김안과병원 전공의 과정을 거친 수많은 의사들은 현재 상급병원과 전국의 개원가에서 활발하게 진료를 보고 있다.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해외에서 의료를 배우고 왔던 것처럼 이제 해외 의사들이 김안과병원에서 교육을 받는다. 캄보디아에는 코이카와 함께 병원을 설립했다. 병원 안에 들어가는 장비, 소프트웨어, 교육 등을 김안과병원에서 도맡아했다. 김안과병원이 우리나라 안과 발전에 기여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언급한 대로 안과병원이 대형화되면서 백내장 등의 치료에서 과도한 진료방식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에 문제되는 몇몇 병원들은 안과 의사 입장에서도 과도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무조건 잘못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전 방식만을 고집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 단초점 백내장 수술에서 다초점 렌즈가 개발되면서 백내장 수술이 노안 수술로 발전했다고도 볼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의사도 경험이 쌓이면서 해당 분야가 많이 발전했다. 환자들도 노안이 주는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다초점인공수정체 사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전에는 백내장 수술을 하면, 멀리 있는 것은 잘 보게 됐지만 나이가 들면 돋보기를 쓰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다초점 안경이 개발되고 다초점 안경렌즈가 주는 편안함 때문에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의료는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환자도, 의사도, 렌즈를 개발하는 회사도 선택과 발전을 하게 된다. 이런 부분들이 함께 맞물려가는 것이다.”
―최근 김안과병원에서 안과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임상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센터를 운영하는 전문병원은 많지 않다. 환자들의 데이터를 모아 질환과 관련있는 유전자를 연구한다. 데이터 센터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정부주도사업으로 암 환자의 데이터를 모아서 수술법 등 임상 데이터를 연구한다. 김안과병원은 해당 사업에 포함된 유일한 안과전문병원이다. 주로 제공하는 데이터는 최근 많이 문제되고 있는 망막질환 중 황반변성과 각막질환 등이다.”
―앞으로 목표나 계획이 있나.
“김안과병원은 ‘안과의 표준’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60주년을 기념해 안과상을 제정했다. ‘김안과병원 명곡 임상의학상’은 실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고 수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논문을 발표한 의사에게 주는 상이다. 이번 달 1회 수상을 예정하고 있다. 상금은 25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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