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연속 글로벌 수주 1위 행진
LNG운반선 위주… 中과 격차 벌려
선가도 오름세… 조선업 반등 호재
국내 조선업체들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싹쓸이하면서 3개월(5∼7월) 연속 글로벌 수주량 1위 행진을 이어갔다. 국내 조선업의 효자 선종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 부문에서 압도적인 수주 실적을 내며 2위 중국과의 수주량 격차도 벌렸다.
9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7월 세계 선박 발주량 210만 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70척)의 55%에 해당하는 116만 CGT(19척)를 수주했다. 62만 CGT(35척)를 확보한 중국은 점유율 29%로 한국에 이은 2위에 머물렀다.
올해 누적 기준(1∼7월)으로도 한국은 1113만 CGT(204척)로 중국(1007만 CGT)을 앞서고 있다. 5월까지 누적 수주 점유율은 한국 45%, 중국 44%로 거의 비슷했지만 지난달을 기준으로는 각각 47%, 42%로 격차가 벌어졌다.
국내 조선업의 수주 행진 배경으로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춘 LNG 운반선 발주량이 늘어난 것이 꼽힌다. 올해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벌크선 등의 발주량은 줄어든 반면 LNG 운반선은 7월까지 103척이 발주됐다. 이는 작년 연간 발주량 75척을 이미 뛰어넘은 수준이다. ‘카타르 LNG 프로젝트’가 본격화하고 있는 덕분이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의 LNG 운반선 발주 프로젝트로 발주량은 최대 120척, 금액은 약 27조 원 규모에 달한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수주잔량(조선소가 확보한 일감)은 약 3년 치에 해당하는 3586만 CGT(35%)로 집계됐다. 1위 중국(4237만 CGT·42%)에 이은 2위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한국이 26%로 중국(12%)을 앞질렀다.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선가(船價)도 우상향하고 있다. 클라크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 161.57로 2020년 12월 이후 20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조선소 인력난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국내 조선업이 수주 시장에서만큼은 여전히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가 ‘카타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해운 선주로부터 수주를 따내는 등 LNG 운반선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에 국내 조선업의 수주 호황기는 하반기(7∼12월)에도 계속되는 분위기”라며 “선가까지 높아지고 있어 내년부터 실제 실적 개선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