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섭섭남’ 강태오 “길잡이 대신 발자취 따라가는 것도 사랑 아닐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2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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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서 ‘국민섭섭남’ 등극 강태오
“입대전 든든한 밥 한끼 먹은 느낌
우영우 팽나무 같은 큰 그늘 가진 듬직한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강태오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계기로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서 스스로를 다잡고 있다”며 “앞으로 더 잘하고 행동 똑바로 하라는 채찍질을 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강태오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계기로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서 스스로를 다잡고 있다”며 “앞으로 더 잘하고 행동 똑바로 하라는 채찍질을 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고양이 집사’로서 고양이를 사랑했던 방식이 준호가 영우를 사랑하는 마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근처에 위험한 물건이 있으면 강아지는 못 가게 하면 되지만 영역을 중시하는 고양이는 따라가서 직접 위험한 물건을 치워줘야 해요. 길잡이 대신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도 사랑 아닐까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변호사 우영우(박은빈)를 사랑한 이준호를 연기한 배우 강태오(28).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18일 만난 그는 이날 최종화에서 준호가 잠시 결별했던 영우에게 고백하며 “변호사님을 향한 제 마음은 꼭 고양이를 향한 짝사랑 같다”고 말한 대사의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문지원 작가님에게 애기들(고양이)을 돌봤던 경험에 빗대어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게 준호가 영우의 마음을 돌리는 대사가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신드롬을 일으키며 엄청난 인기를 누린 이 드라마엔 참신한 설정이 여럿 나오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을 중심 멜로라인으로 설정한 건 그중에서도 드문 시도였다. 강태오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자칫 판타지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엔 나오지 않는 시놉시스 속 준호의 인생사를 참고했어요. 변호사 부모님을 둔 준호는 어머니 같이 훌륭한 여성을 갈망하는 인물이에요. 근데 웬 신입 변호사가 다른 변호사들은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법정을 뒤엎잖아요. 거기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데다 (업무 때문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 홀딱 반한 게 아니었을까요?”

그가 연기한 준호는 처음부터 ‘이상한 우영우’의 눈높이를 맞추려 노력한 인물이다. 회전문을 낯설어하는 영우에게 왈츠를 추며 회전문 통과 방법을 알려주는 ‘왈츠신’이 대표적이다. 우영우의 성장을 은유하듯, 왈츠로 시작한 드라마는 왈츠로 끝이 났다. 정규직 변호사가 된 영우가 마침내 왈츠 박자에 맞춰 혼자 회전문을 지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쿵짝짝 쿵짝짝’ 타이밍을 못 맞춰서 NG가 많이 났습니다(웃음). 감독님이 이 장면을 촬영할 때 다양한 각도로 여러 조명을 활용해 꽤 오래 찍으셨죠. 작품에서 중요한 의미가 담긴 장면이라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연극부에 들어가면서부터 배우를 꿈꿨다는 그는 2013년 서강준, 공명 등 배우로 구성된 그룹 ‘서프라이즈’로 데뷔했다. 이후 약 10년간 ‘명당’(2018년)을 포함해 영화 5편, ‘조선 로코-녹두전’(2019년) 등 드라마 20편에 출연한 그는 이번 작품으로 ‘국민 섭섭남’이란 애칭을 얻으며 인기가 치솟았다. ‘국민 섭섭남’은 7화 중 그의 대사 “섭섭한데요”에서 비롯됐다. 입대를 앞둔 그는 “입대 전 호화롭고 든든한 밥 한 끼를 먹은 것 같다”며 웃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한 후엔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배역, 새로운 배우로 나타나고 싶습니다. 작은 묘목도 주기적으로 물을 주면 풍성한 나무가 될 거란 믿음처럼 언젠가는 ‘우영우 팽나무’ 같이 큰 그늘을 지닌 듬직한 배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국민섭섭남#강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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