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입주전망치 첫 발표
최근 5년 평균보다 年7500채 줄어
“수요 위축된 매매시장 영향보다 전월세시장 가격불안 가중” 분석
전국 아파트 2년간 79만채 입주… 인천-대구 등은 공급 과잉 우려
향후 2년간 서울에 아파트 7만4000채의 입주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년 평균 대비 연간 약 7500채가 줄어든 물량이다. 일반적으로 입주 물량 감소는 집값 상승 요인으로 꼽히지만 지금은 금리 인상 등으로 매매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매매 시장보다는 전월세 시장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지방 일부 지역에서는 평년 대비 더 많은 물량이 공급돼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R114와 함께 집계한 ‘입주예정물량정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서울에 아파트 7만4200채(연평균 3만7100채)가 입주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최근 5년간 서울 아파트 연평균 준공 실적(약 4만4500채)보다 적다. 민간·공공임대 1만5000채를 제외하고 민간 분양으로 풀리는 물량은 약 6만 채로 연평균으로는 3만 채 수준이다.
입주예정물량정보는 향후 2년간 각 지역에서 입주하는 30채 이상 공동주택 물량(민간·공공임대, 민간 분양 등)이 얼마나 되는지를 취합한 자료다. 입주 전망치를 공공이 조사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앞으로 2년 동안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평년보다 적더라도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리 인상과 집값 급등에 따라 집을 사려는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보통 공급 물량 감소는 가격 상승 요인이 되지만 지금은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불안 우려에 따른 수요 위축이 더 크다”며 “대출 이자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어 한동안 매매시장 하락세가 전환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월세는 수요가 일정하기 때문에 지역 내 입주 물량 부족이 가격 불안 요인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전월세 시장은 입주 물량이 부족해지면 도심 외곽 등으로 이사를 가는 것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전셋값 상승은 수요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으로 제한적일 수 있지만 ‘전세의 월세화’나 월세 가격 상승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4년 상반기까지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78만9585채로 예상된다. 연평균으로 보면 경기가 12만9550채로 가장 많고 △인천 4만1059채 △대구 3만1636채 △충남 2만9257채 △부산 2만5408채 순이다. 경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평년 대비 입주 예정 물량이 많다. 인천의 경우 최근 5년간 연평균 아파트 준공 물량이 1만3000채 수준이다. 대구 역시 1만6000채에 그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지방은 이미 가격 하락, 미분양 등이 불거지고 있어서 평년보다 더 많은 입주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라며 “‘엎친 데 덮친 격’이라 정부의 규제 완화 등 대책이 없다면 시장의 장기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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