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덜컹’… 이용자수 주춤에 수익성 빨간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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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못미치는 변화에 열기 식어… 구글 관심도 연초보다 80% 빠져
마인크래프트 이용 300만명 줄고 1위 로블록스 2분기 2369억 적자
전문가 “메타버스, 대세인건 맞아”

지난해 정보기술(IT)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이 올해는 상대적으로 식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현실에서 체감할 만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데다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안고 오랜 기간 투자 비용을 쏟다 보니 피로감이 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업체 주가는 줄줄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고 서비스 이용자 유입도 대부분 정체되거나 오히려 꺾인 모습이다.

28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전 세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는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10∼20% 수준으로 떨어졌다. 구글에서 그만큼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찾는 빈도가 줄었다는 뜻이다.

주요 서비스의 이용자 증가 추세도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데이터에이아이(data.ai)에 따르면 마인크래프트의 올해 2분기(4∼6월) 월평균 이용자 수(MAU)는 6270만 명으로 1분기(1∼3월) 대비 300만 명 넘게 빠졌다. 네이버 제페토는 2분기 MAU가 1분기와 같은 1180만 명을 유지하며 정체됐고 같은 기간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증강현실(VR) 앱 오큘러스는 1000만 명에서 890만 명으로 줄었다.

1등 플랫폼인 로블록스가 1억3480만 명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약 600만 명 늘어나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로블록스가 2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힌 일(日)평균 사용자 수는 시장 전망치보다 100만 명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발표 당일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10% 넘게 떨어졌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주춤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간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현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가상세계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또 현재 구축하는 메타버스 생태계가 아직 새 이용자들을 대거 끌어들일 만큼의 매력과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타버스 사업에 투입하는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업들은 수익성 압박에 시달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2분기 어닝쇼크(기대 이하의 실적)를 나타낸 메타는 메타버스 사업에서만 28억 달러(약 3조7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메타는 지난해 1년 동안 메타버스에 10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로블록스도 2분기 1억7644만 달러(약 2369억 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1년 전 1억4013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국내 메타버스 업체들도 당장 비용 부담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295억 원, 당기순손실 1129억 원을 기록했다.

메타 실적발표 이후 암호화폐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리크 부테린은 “여전히 메타버스의 정의는 모호하고 사람들이 실제 뭘 바라는지 알기엔 지금은 시기상조”라며 “현재 기업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지도 모르겠고 특히 메타가 이대로 간다면 실패할 것(misfire)”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메타버스 사업 확대에 대한 고삐를 여전히 늦추지 않고 있어 시간이 걸릴 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게임뿐 아니라 교육, 건축, 쇼핑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고 메타버스에 산업의 미래가 있는 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수익성#마인크래프트#로블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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