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외국에서 중도 입국한 다문화 학생들의 한국어 수업을 참관하고 “국적이 어디인지 상관없이 아이들은 한국과 세계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아이들이 커나가는 데 있어 국가가 정말 큰 책임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 강당에서 열린 ‘다양한 소외·취약 가족과의 만남’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구로구 가족센터는 2006년 개소 이래 다문화가족의 초기 정착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모들과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는 ‘공동육아나눔터’, 외국에서 중도 입국한 다문화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안교육시설 ‘움틈학교’ 등으로 구성돼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먼저 ‘공동육아나눔터’에서 8세 미만 어린이 8명과 함께 ‘공룡똥’이라는 제목의 동화책을 읽었다. 한 아이를 자신의 무릎에 앉힌 윤 대통령은 센터장이 동화책을 소리 내 읽자 간간이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윤 대통령이 마스크 위에 손을 대며 코를 막는 시늉을 하자 이 모습을 따라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움틈학교’로 이동해 중국 학생 10명과 베트남 학생 1명이 국어를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수업이 끝난 뒤 윤 대통령에게 궁금한 점을 묻자 한 학생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하셨느냐”고 물었다.
윤 대통령은 “국민학교(초등학교) 처음 입학해서는 아주 못했다”며 웃었다. 이어 “받아쓰기 시험을 하면 100점 만점에 10점도 받고, 시험 보면 1번 문제가 더하기면 (다른 문제도) 다 더하기로 풀어버렸다”며 “선생님이 어머니를 학교에 오시라고 해서 ‘아이가 너무 조심성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걱정하셨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직장을 다니셨기 때문에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 뭘 제대로 배운 게 없었다. 학교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며 “조금씩 나아져서 성적이 올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나도 국어를 못했다”고 고백하며 “여러분이 한순간에 ‘내가 한국어 실력이 이렇게 늘었나’ 그런 느낌이 올 때가 있을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 대로 끝까지 따라가 보라”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저소득 한부모가족과 청소년부모에 대한 아동 양육비 지원을 확대하고 언어나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맞춤형 지원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주민센터, 가족센터 등 지역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위기 가족을 조기 발굴하고 유관 기관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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