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향상” 초등 국어수업 34시간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31일 03시 00분


교육부 ‘개정 교육과정’ 시안 공개

앞으로 초등학교 1, 2학년의 국어 수업시간이 지금보다 34시간 늘어난다. 고등학교에선 미디어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매체 의사소통’ 과목이 신설된다. 2025년 본격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에 맞춰 과목별 수업시간도 조정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30일 공개했다. 새 교육과정은 2024년 초등학교 1, 2학년, 2025년 중·고교 1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 초1부터 국어교육 강화
국어는 문해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온라인에서 ‘심심(甚深)하다’는 표현을 일부 젊은층이 ‘지루하다’는 뜻으로 오독하면서 문해력 저하 논란이 커졌다. 청소년 중에는 3일을 뜻하는 순우리말 ‘사흘’을 4일로 이해하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

이런 문해력 저하 현상은 학력조사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교육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고교 2학년의 국어과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64.3%에 그쳤다. 2019년 77.5%였던 게 2년 만에 13.2%포인트 하락했다. 중학교 3학년 역시 같은 기간 82.9%에서 74.4%로 줄었다.

새 교육과정은 취학 초기부터 기초 문해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교육부는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유형의 글, 작품, 복합 매체 자료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창의적으로 표현한다”고 명시했다.

초등학교 1, 2학년의 총 국어 수업시간은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늘어난다. 고등학교 선택과목에 ‘문학과 영상’ ‘매체 의사소통’ 등이 신설된다. ‘독서와 작문’ ‘독서 토론과 글쓰기’도 선택과목으로 도입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울 방침이다.
○ 선택과목, 시대에 맞게 개편
고등학교 수학과 영어에서는 ‘기본수학’과 ‘기본영어’가 공통과목에 추가된다. 기존의 ‘공통수학’과 ‘공통영어’보다는 다소 쉽고 학습량이 줄어든다. 이 과목은 기존 학습과정을 따라가기 힘든 학생들을 위한 대체 과목이다. 영어는 기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 4가지 교과 영역 분류를 ‘이해’와 ‘표현’으로 개편한다.

다른 과목들도 시대 변화에 맞춰 개편된다. 고교 사회과 선택과목에는 ‘금융과 경제생활’이 신설된다. 기존 경제 수업은 이론 중심인 데다 난도가 높아 학생들이 선택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실생활에 필요한 금융·경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과정을 만들기로 했다.

과학도 학생들이 ‘융·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개편된다. 초중학교에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분야를 균등하게 배우던 것에서 벗어나 각 학교급과 학년별로 교과 비중이나 순서를 바꾸기로 했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학생들의 수업 시간도 조정된다. 그해부터 고등학교 총 수업시간이 현재 2890시간에서 2720시간으로 170시간 줄어든다. 특히 국어 영어 수학 수업시간이 각각 35시간 총 105시간 줄게 된다.

일부에서는 새 교육과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선택과목을 제공할 역량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과정을 과목별로 너무 세분화하면 깊이 있는 학습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 교육과정#초등학교#국어교육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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