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 매일 '구몬 학습지'를 끝내기 위해 책상에 앉아야 했던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최근 학습지는 더 이상 아이들만을 위한 배움의 도구가 아니라고 한다. 퇴근 후 학습지를 풀면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의 언어를 공부하는 성인이 늘고 있다.
지금까지 회화 공부는 출근 시간 전인 새벽이나 퇴근 후 회화 학원에 출석해 원어민과 짧게나마 대화를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체력 문제든 회사 스케줄의 문제든 이런 방식으로는 꾸준하게 공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학습지 업체와 온라인 교육 콘텐츠 기업들이 영어회화를 편하게 배우고 싶어 하는 수요를 잡기 위해 나섰다. 집에서 10~20분만 투자하면 회화를 배울 수 있는 데이원컴퍼니(구 패스트캠퍼스)의 가벼운 외국어 ‘(영어) 학습지 회화팩’이 그렇다. 직장인이라면 퇴근 후 가볍게 하루 15분 정도만 투자해도 영어회화를 공부할 수 있다. 이 학습지가 회화 공부를 어떻게 돕고 있는지 확인해보고자 한번 체험을 해봤다.
가벼운 외국어 학습지, 부담없이 매일 꾸준하게 영어회화 공부할 수 있다
가벼운 외국어의 영어 학습지 회화팩을 신청하고서 상품을 받을 땐 생각보다 많은 구성품에 당황할 수 있다. 구성품은 48권의 학습지, 표현과 문장 패턴을 위한 워크북, 단어장과 일기장 스터디 플래너 등이 함께 제공된다. ‘가벼운 공부’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매일 꾸준한 공부를 위해 만들어진 체계적인 구성품이다. 주 1개씩 푸는 학습지 분량도 20쪽 정도라서 부담스럽지 않다.
메인 교재인 학습지는 레벨1부터 4까지로 구분돼 있다. 레벨1부터 주 1권씩 차근차근 풀면 된다. 학습지를 보면 1개의 문장 패턴과 이에 대한 문법적 설명, 그리고 학습 마무리용 문제로 구성돼 있다. 기본적인 회화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레벨1을 건너뛰고 레벨2부터 시작했다.
레벨2 첫 번째 학습지(11주차)의 오늘의 패턴은 ‘I was not good at(나는 ~를 잘하지 못했어)’이다. ‘영어를 잘하지 못했어(I was not good at English)’처럼 무언가에 대한 능력을 말하는 문장이다. 학습지 맨 앞에 보면 학습지 오디오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있다. 스캐너로 스캔하면 학습지 MP3 음원을 들을 수 있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채널이 나오니, MP3의 원어민 발음을 듣고 문장을 따라 말하면 된다.
가벼운 외국어 학습지는 영어를 문장 패턴으로 입에 익숙하게 만든다. 원어민 발음과 강세로 오늘의 패턴을 다양한 문장으로 확장하는 걸 듣고 따라 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문장 패턴을 통해 영어 문장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오늘의 패턴을 학습한 이후에 문법적인 내용도 배울 수 있다.
많은 한국인들이 영어로 대화를 할 때 문법을 많이 고민하기 때문에 영어 회화를 어려워한다. 문장 패턴 공부가 유용한 이유는 영어로 대화할 때 문법 고민 없이 문장을 바로 사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화를 할 때 ‘I am good at’이란 표현이 입에 붙어 있다고 해보자. 그럼, ‘나는 과학을 잘해’라는 뜻을 전하고 싶을 때 일인칭 단수 뒤에 ‘be’동사는 뭐가 와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을 잘한다’라는 표현도 ‘good’뒤에 어떤 전치사가 와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며, ‘I am good at science’를 바로 말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를 위해선 문장 패턴을 계속 사용하며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MP3 파일을 다운받을 필요 없이 바로 스트리밍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하다. 다만, QR코드를 스캔하면 가벼운 영어 오디오 클립 채널로 연결이 되는데, 11주 차의 MP3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서 해당 학습지에 맞는 MP3 파일을 찾아야 한다. QR코드를 스캔한 학습지의 MP3로 연결되면 더 편할 듯하다. 네이버 오디오 클립은 특정 구간에 대한 반복재생이 안 돼서, 원어민의 발음을 더 듣고 싶으면 재생바를 수동으로 조정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한국에서 영어회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고민은 ‘영어를 문어체로만 배운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영어로 대화하는 게 흔치 않아 구어체 표현을 배우는 게 어렵다. 학습지를 보면 ‘오늘의 대화’와 ‘mylight English’에서 미국의 문화와 구어체 표현을 배울 수 있다. 학습지에 따르면, 회사에 간다는 표현을 ‘go to the company’로 쓸 수 있지만 이는 잘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다. 출근하다는 보통 ‘go to work’나 ‘go to the office’로 쓴다고 한다. 영어권 국가에서 주로 쓰는 표현들을 알려주는 점이 유용하다.
메인 학습지는 15분이면 끝낼 수 있는 분량이다. 매일 영어회화를 공부할 계획이라면, 월요일에 학습지를 풀고 그사이에 다른 부교재를 공부한 뒤 주말에 학습지용 강의를 듣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학습지마다 10분 정도의 강의가 제공되는데 학습지 내용을 복습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학습지 외에도 추가 공부를 위한 부교재들이 있다. ‘패턴(PATTERN)’과 ‘표현(EXPRESSION)’이다. 두 교재 모두 QR코드를 스캔해서 MP3를 들을 수 있다. 패턴 교재는 ‘I was about to(나는 막 ~하려고 했어)’등의 문장 패턴을 말하기, 쓰기에서 연습할 수 있게 한 교재다. 메인 학습지의 간소화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표현 교재는 ‘Time flies(시간 진짜 빠르다)’, ‘I’m flattered(과찬이세요)’ 등의 표현을 하나씩 알려준다. 실제 대화에서 이 표현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데, 공부를 할 때 이 표현이 사용되는 대화를 원어민처럼 따라 읽어야 한다.
학습 플래너, 영어 일기장, 단어장, 스터디 노트 등 다양한 학습물품도 제공된다. 기자의 경우, 플래너를 짜면서 들이는 시간이 아까워 플래너를 작성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가벼운 외국어 학습지를 풀 땐 월요일엔 메인 학습지와 노트정리, 화요일엔 패턴 교재와 노트정리 이런 식으로 대략적인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했다.
출퇴근 길에 표현, 패턴 교재 혹은 몰랐던 표현을 적은 스터디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공부를 하니 더 효율이 높아졌다. 회화뿐 아니라 쓰기 영역도 공부를 하고 싶다면, 영어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기를 쓸 때 문장 패턴을 활용하면 복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영어 문장,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도 중요
영어회화를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인풋과 아웃풋이 모두 중요하다”는 것이다. 영화나 책, 학습지를 통해서 영어 문장을 익히는 것과 함께 대화나 글쓰기로 영어 표현을 계속 써야 한다는 뜻이다. 가벼운 외국어 학습지는 ‘인풋’에 해당한다. 이렇게 배운 언어를 언젠가는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언어는 여러 번 사용하지 않으면 휘발된다. 배운 표현을 쓸 기회가 필요하다.
영어는 현장에서 쓰는 게 더 기억에 남는다. 배고픈 상황에서 'I want to eat pizza(피자를 먹고 싶다)'라는 문장을 쓰면 이는 감정이 동반한 경험이기 때문에 해당 문장이 머리에 오랫동안 저장된다. 그래서, 영어를 쓸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접하는 게 좋다.
기자는 가벼운 언어 학습지를 시작한 뒤로 영어를 실제로 쓰기 위해서 대표적인 언어 교환 앱 중 하나인 '헬로우톡'을 활용하고 있다. 헬로우톡을 통해선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외국인과 영어나 한국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가벼운 영어 학습지와 언어교환 앱을 잘 활용하면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듯하다.
대화를 하면서 학습지에서 배웠던 표현들을 사용할 때 뿌듯함이 느껴졌다. 학습지로 배운 문장 패턴을 쓰면 한국말을 영어로 부자연스럽게 번역한 표현 대신 자연스러운 표현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대화를 할 땐 문법을 고민하지 않았다. 대화를 나눴던 외국인들도 '어떤 표현이 더 적합한지?'를 물으면 적절한 단어나 표현을 추천하는 정도지 문법적인 부분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언어교환 앱은 텍스트로 대화가 진행되지만 이용자들이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앱을 통해 전화 통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사람들과 메시지로 친해지는 것에 집중하고 앞으로 가능하면 전화로 대화를 할 계획이다.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일궈온 성과에 대한 자신감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의 학습지로 꾸준히 공부하며 영어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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