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봐주기 하면 김건희 특검” vs 與 “소가 웃을 물귀신 작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5일 11시 33분


여야, ‘이재명 출석’ 검찰 통보 놓고 충돌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달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달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출석 통보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특검법 도입 추진을 거론하며 맞대응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소가 웃을 물귀신 작전이라며 맞섰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5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수사당국이 계속해서 지체시키면서 봐주기로 일관한다면 국민의 공분을 모아 특검을 추진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주가 조작 혐의의 공소시효가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더 이상 시간만 끌려고 하지 말고 성역 없는 진실을 신속히 밝히길 바란다”며 “국민의 의혹이 증폭된 만큼 살아 있는 권력도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 녹취록에 대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혐의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주가 조작범 이모 씨에게 주식 매매를 일임하기 전부터 김 여사 본인이 시세조종성 주문 51건을 직접 지시했고 이후에 주가 조작 거래를 직접 승인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대통령실은 날조, 허위 주장도 부족해 검찰이 명확하게 어떤 결론을 내렸냐며 무혐의를 압박하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이런 노골적인 압박 때문에 그동안 경찰과 검찰이 윤 대통령 내외와 가족이 연루된 의혹에 대해 줄줄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또한 박 원내대표는 “학력 위조, 논문 표절 등 명백한 정황과 증거가 있음에도 김 여사를 둘러싼 수사가 무혐의 처리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들끓고 있다”며 “지난 대선 기간 위탁 관리만 맡겼을 뿐 이모 씨가 임의 거래했다고 해명한 윤 대통령 또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와 야당 인사에 대한 윤 정권의 정치 탄압을 강력히 규탄하고 김 여사의 주가 조작 혐의 등 국민적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의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특검법 도입 추진 언급과 관련해 ‘물귀신 작전’이라며 맞섰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대선 후보로 나섰던 사람(민주당 이 대표)이 선거법 위반에 대해 당연히 받아야 할 일을 김 여사하고 왜 연관을 짓느냐”며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경우 친문(친문재인) 검찰에서 정말 먼지 털 듯 턴 것 아닌가. 주가 조작을 10년씩 하는 것을 봤느냐”며 “민주당은 참 대단한 당이다. 민주당 유권자는 물귀신 작전의 유능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왼쪽)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왼쪽)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는 민주당 이 대표와 관련한 특검과 김 여사와 관련한 특검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선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주가 조작을 갖고 친문 검사들을 전진 배치해서 수년 동안 탈탈 털었는데 없는 것을 뭘 가지고 특검을 하자는 것이냐”고 선을 그었다.

그는 김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라는 민주당의 주장과 관련해선 “주가를 조작한 사실이 없는데 뭐가 허위 사실이냐”며 “백현동 사건이 났을 때 (민주당 이 대표가) 국토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했는데 협박이 전혀 없다고 공문에 나왔다. 이런 것들이 허위인 것이며, 주가 조작 사실이 없는데 뭐가 허위인가”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및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민주당 이 대표에게 6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또한 성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걸로 봐서는 안 나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 사안의 중대성을 판단하는 것은 검찰이다. 떳떳하게 나가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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