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안 부쳐도 된다”…9가지로 줄인 한가위 차례상[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5일 15시 54분


5일 기자회견장에서 공개한 차례상 예시
5일 기자회견장에서 공개한 차례상 예시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이하 위원회)는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절 스트레스의 원인 중 하나인 차례상의 간소화와 표준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과일 삼색나물 송편 술 고기구이 김치 등 9가지로 구성된 차례상을 공개했으며 이는 유학경전 예기(禮記)의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는 근본정신을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생선을 추가할 수 있는데 이 때는 가족들이 합의해 결정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위원회는 성균관 총무처와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성균관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유교신문과 의례 전문가들로 구성됐고요, 지난 7월말 실시한 전국 만 20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자료와 유림학자 대상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협의를 거쳐 ‘추석 차례상 표준안 진설도’(아래 그림)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진설(陣設)’은 제수를 배열한다는 뜻입니다.

출처 /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홈페이지
출처 /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홈페이지
위원회는 또 “차례상 맨 앞줄에는 과일만 놓으면 되고 ‘홍동백서’나 ‘조율이시’ 같은 표현은 어떤 예법 문헌에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위 진설도에는 전(煎)이 없습니다. 위원회는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손이 제일 많이 가는 음식이 빠졌네요.

위원회가 홍보하는 웹툰 장면
위원회가 홍보하는 웹툰 장면

위원회가 홍보하는 웹툰 장면
위원회가 홍보하는 웹툰 장면
차례상 제사상을 어떻게 꾸밀 것이냐는 각 가족의 문제입니다만, 과도한 상차림이 문제가 돼 정부에서도 1960년대부터 ‘가정의례준칙’을 만들어 과도한 제수를 준비하지 말 것을 권고하기도 했죠.

출처 / 2012년 대한민국 정부포털
출처 / 2012년 대한민국 정부포털
이 준칙도 너무 오래됐다는 불만이 있어 정부는 2021년에 ‘건전가정의례준칙’을 발표했는데 이 때는 차례상에 대한 딱히 이렇다할 대목이 없었습니다.

위원회는 “오늘 추석 차례상 발표가 가정의례의 경제적 부담과 명절 때 벌어지는 남녀갈등 세대갈등을 해결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5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열린 한가위 체험 행사. 차례상 차림이 012년 정부가 권고한 진설도와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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