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풍과 폭우의 영향으로 지하주차장과 반지하 주택 등 지하공간에서 인명피해가 연달아 발생하자 정부가 ‘침수 대비 국민행동 요령(매뉴얼)’을 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매뉴얼은 ‘침수 도로, 지하차도, 교량 등에서 차량 통행을 금지한다’는 정도의 내용만 포함돼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행정안전부가 이날 공개한 개정 매뉴얼에는 침수 시 지하공간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행동 지침이 새로 포함됐다. 매뉴얼은 지하주차장의 경우 “물이 조금이라도 차오를 경우 차량을 두고 즉시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주차장으로 빗물이 유입될 경우 관리사무소장 등이 차량 이동을 금지해야 한다.
지하공간에서 계단으로 대피할 때는 “난간을 잡고 이동하라”고 했으며 “바닥이 미끄러운 구두나 하이힐, 슬리퍼보다는 운동화가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운동화가 없을 경우 맨발로 대피하는 게 낫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어린이와 노약자의 경우 발목 높이, 성인의 경우 정강이 높이로 물이 유입될 경우 계단을 올라가기 어렵다고도 했다.
매뉴얼에는 지난 달 수도권 폭우 때 인명 피해가 발생한 반지하 거주민을 위한 행동요령도 포함됐다. 매뉴얼은 “바닥에 물이 조금이라도 차오르거나 하수구에서 역류가 시작되면 즉시 대피하라”고 했다. 물이 무릎 이상 차올랐을 경우 현관문을 열기 어렵기 때문에 전기를 차단한 후 여럿이 힘을 합쳐 문을 열고 대피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행동요령은 조만간 국민재난안전포털 사이트(safekorea.go.kr)에 게시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상황별로 구체적인 내용들을 보완하고 내용을 전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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