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총력… 일자리 3만5000개 만들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3일 03시 00분


[민선8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14〉김영록 전남도지사
“한전 있는 전남 전력반도체에 강점… 반도체 학과 신설 지방인재 키워야
지역 균형발전 전담부처 신설해야… 30조 규모 첨단-전략산업 투자유치
쌀값 20% 폭락땐 농민들 피해… 공공비축 물량 100만t까지 늘려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8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 도청 접견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지사는 “임기 중 반도체 특화단지를 유치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무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8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 도청 접견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지사는 “임기 중 반도체 특화단지를 유치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무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 국가 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전남에 반도체 특화단지가 꼭 조성돼야 합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8일 무안군 삼향읍 도청 접견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균형발전’을 수차례 강조했다. 김 지사는 “그동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이 육성되며 지역 불균형의 한 원인이 됐다”며 “반도체 특화단지가 적어도 영·호남에 (각각) 1곳씩 지정되도록 임기 동안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 지사는 “지방 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선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부 부처 간 협의·조정을 넘어 예산 지원까지 할 수 있는, 강력한 컨트롤타워 ‘국가균형지방자치부’(가칭)를 부총리급으로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여당 도지사에서 야당 도지사로 바뀌었다.


“내년에 국고 (예산) 지원 ‘8조 원 시대’를 이어나가기 위해 발에 땀나도록 뛰고 있다. 예산에는 여야나 정치 이념이 따로 없다. 현 정부도 호남이라고, 도지사가 야당 소속이라고 일부러 홀대하진 않을 것이라 믿는다. 지역에 왜 필요한 사업이고,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면밀히 분석해 각 사업의 당위성을 정부에 적극 알리겠다.”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전력 본사가 있는 전남은 전력 반도체에, 광주는 미래 인공지능(AI) 반도체에 강점을 가졌다. 이미 부지 992만 m²(약 300만 평)를 확보해 놨고 지역에서 반도체 인력 연 1500명을 키울 수 있는 여건도 갖춰 놨다. 대한민국은 이제 ‘인구 재앙’ 시대로 접어들었다. 인구 소멸 위기의 유일한 대책이 국가 균형발전이다. 그런데 수도권이나 기존 인프라 중심의 반도체 지원 정책은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제라도 지방대에 반도체학과를 신설하거나 기존 정원을 늘려줘야 한다. 국제학교를 만들어 특례입학 등으로 지방에서 반도체 인재를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신(新)해양·친환경·문화관광 수도 전남을 내세웠다.

“전남·전북과 광주는 물론이고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아우르는 ‘남해안 남부권 메가시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신해양 시대를 이끌어갈 미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남해안을 전북∼제주를 아우르는 초광역 해상풍력산업벨트와 남해안 우주벨트, 탄성소재벨트 등으로 연결하겠다. 남해안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남해안 글로벌 해양관광벨트도 만들 것이다.”

―최대 현안 중 하나인 국립 의대 신설은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 국정과제에서 빠져서 안타깝다. 국립 의대 역시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전남에서만 해마다 80만 명이 다른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전남지역 총 의료비의 30% 이상인 약 1조3000억 원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의료 불균형은 인구 유출과 지방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 경북을 비롯해 국립 의대가 없는 6개 시도가 힘을 모아 국립 의대 신설 논리를 함께 개발하고 추진하겠다.”

―최근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이 힘들어한다.

“물가는 오르는데 쌀값은 떨어지는 역설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의 쌀 생산액이 약 2조2000억 원인데, 가격이 20%가량 떨어지면 약 5000억 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최근 16만 원대까지 폭락한) 쌀 한 가마니(80kg) 가격이 최소 21만 원대는 돼야 농민들이 안정적 환경에서 농사에 전념할 수 있다. 정부가 쌀 격리를 결정하고 공공비축미 매입 방식으로 수매해야 한다. 공공비축 물량도 100만 t까지 늘려야 한다.”

김지사는 전남·전북과 광주는 물론이고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아우르는 ‘남해안 남부권 메가시티’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무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임기 동안 일자리를 3만5000개 만들겠다고 했다.

“민선 7기 재임 동안 기업 1004개를 유치해 약 27조8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했고, 일자리 약 3만1000개를 만들었다. 이번 재임 기간에는 30조 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 투자를 유치해 일자리 약 3만5000개를 만들겠다. 광주와 함께할 반도체를 비롯해 데이터, 2차전지, 해상풍력, 우주·항공, 바이오·의약, 관광 등 전남의 ‘비교우위 산업’이 일자리 창출의 첨병이 될 것이다.”

―전남은 고령층이 많은데 어떤 정책을 구상하고 있나.

“전남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24.6%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먼저 도내 어르신의 노후를 보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전남 행복시대’를 여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1900억 원을 투입해 은빛장터, 실버카페, 경비원 등 어르신 일자리 약 5만3000개를 만들겠다. 어르신과 어르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연결하는 민간 재취업 플랫폼 역할도 전남도가 충실히 하겠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정부에 요청하고 싶은 게 있나.

“지방 소멸과 인구 유출, 지역 균형발전은 국가 생존의 문제다. 정부도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자 10년간 매년 1조 원을 지원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난해 만들었다. 기금 규모를 (매년) 5조 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한층 과감한 지방 분권 및 균형발전 정책을 펼쳐야 한다.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지방 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의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가칭 ‘국가균형지방자치부’를 부총리급으로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 프로필
△전남 완도 출생(67) △광주제일고, 건국대 행정 학과 졸업 △행정고시 21회 △완도군수(1995∼1996년) △전남도 행정부지사(2006∼2008년)△18, 19대 국회의원(2008∼2016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2017∼2018년) △38, 39대 전남도지사(2018년 7월∼현재)


#전남#반도체#특화단지#일자리#김영록 전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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