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누구나 콘텐츠를 창작, 소유, 수익화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아닌 유저가 모든 걸 소유한다는 것이 메타버스의 핵심 포인트인 셈이죠.”
전 세계적으로 400만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의 세바스티앵 보르제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9일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 샌드박스에선 회사가 아이템 등 플랫폼 내 요소를 임의로 삭제할 수 없다”며 “메타버스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유저 중심 콘텐츠’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2년 게임 플랫폼으로 운영을 시작한 더 샌드박스는 초기부터 유저들이 게임 내 가상공간에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주목받았다. 2020년 초반 메타버스 열풍이 불기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메타버스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유저들은 가상 부동산인 ‘랜드’를 구매해 그 공간 내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창작, 공유하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아이템이나 오브제를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구매해 소유한다. 거래에는 가상화폐 ‘샌드’가 사용된다.
보르제 COO는 “운영 초기 제작된 콘텐츠들로 회사는 많은 돈을 벌었지만 정작 콘텐츠 제작자들은 적절한 수익을 공유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2017년에 도입되기 시작한 블록체인 기술과 NFT를 통해 유저들이 콘텐츠에 대해 진정한 소유권을 얻고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실현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와 달리 최근 들어서는 메타버스 열풍이 한풀 꺾인 게 사실이다. 관련 기업의 손실 및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가상자산의 약세장도 길어지고 있다. 보르제 COO는 “유저들에게 실체가 있는 대상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유저들에 의해 수많은 콘텐츠가 제작돼야 하며, 유저 간 상호작용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FT와 블록체인 생태계가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플랫폼 간 호환’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NFT가 특정 메타버스 플랫폼뿐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플랫폼에 축적된 ‘명성’이나 ‘경험’들도 다른 플랫폼에서 활용되도록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보르제 COO가 꿈꾸는 메타버스 세계관의 미래는 단순히 게임을 넘어 사람들이 소통하고, 배우고, 플레이하며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실제 더 샌드박스는 채널A를 비롯해 워너뮤직그룹, SM엔터테인먼트, 아디다스, 구찌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맺고 문화 콘텐츠를 구축하고 있다. 보르제 COO는 “메타버스에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해 감명 깊은 무언가를 볼 수도 있고, 디자이너, 큐레이터 등 새로운 직업도 창출될 수 있다”며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콘텐츠들도 더 샌드박스 안에서 매우 중요한 공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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