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미인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대회 도중 한 달 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를 공개 비판해 귀국하지 못했던 2020년 ‘미스 미얀마’ 한 레이 씨(23)가 캐나다로부터 망명을 허가받았다.
27일(현지 시간) 태국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군부 비판 후 방콕에 머물러 온 그는 이날 밤 대한항공을 이용해 태국을 떠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승해 캐나다 동부 토론토로 향하는 일정이다.
양곤대 심리학과에 재학 중이던 레이 씨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의 최종 20인에 뽑혔다. 당시 무대에 올라 군부에 탄압받는 미얀마인을 도와달라며 “오늘도 군부의 총에 맞아 100명 이상의 미얀마인이 숨졌다”고 호소했다. 발언 도중 눈물을 참으며 말을 잇지 못했고, 마이클 잭슨의 명곡 ‘힐 더 월드’를 수화와 함께 부르는 모습으로 전 세계에 깊이 각인됐다.
발언 직후 미얀마 군부는 그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고 시시각각 위협을 가했다. 레이 씨 역시 “군부로부터 ‘죽음의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21일 베트남 다낭을 방문한 후 태국으로 돌아오다가 방콕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군부가 그의 여권을 무효화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로 인해 강제 귀국당할 위험이 커지자 유엔난민기구(UNHCR)의 도움을 얻어 캐나다에 난민 지위를 신청했고 받아들여졌다.
미얀마 군부는 7월 반체제 인사 4명의 사형을 집행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시민군을 지지하는 온라인 게임을 하거나 민주 세력의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레이 씨가 귀국했다면 그 역시 상당한 수위의 처벌을 받았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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