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패션위크 ‘권상우 음성 초대장’ 만든 ‘로보’ 이승건 대표
음성NFT 8888개 10분새 완판도
“안녕하세요. 권상우입니다. 패션을 사랑하는 ○○○ 님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서울패션위크에 초대합니다.”
11∼15일 열리는 2022 추계 서울패션위크가 최근 음성 초대장을 발행했다. 신청자 중 선정된 1500명에게 배우 권상우의 목소리가 실린 13초 분량의 개별 맞춤형 초대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음성 초대장은 전 세계 패션위크 중 최초의 시도다. 서울시와 손잡고 이 초대장을 제작한 인공지능(AI) 음성 합성 스타트업 로보(LOVO)의 이승건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권상우 씨가 스튜디오에서 약 10분간 50개 문장을 읽었다. 이렇게 복제한 권상우 씨의 목소리로 각 신청자의 초대 메시지를 만들었다”고 했다. 한국어의 음소들을 골고루 담은 문장들로 AI를 학습시켰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를 비롯해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동문 두 명이 세운 로보는 2016년 한국에서 시작한 후 2019년 미국 법인을 세웠다. 대학 졸업 후 디지털 인플루언서 마케팅 업무를 했던 이 대표는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을 음성으로 공략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아바타나 캐릭터를 고르듯 상황에 따라 개인의 디지털 자아를 드러낼 목소리를 찾는 수요가 커질 것으로 봤다. 지난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LG CNS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후 올해 1월 ‘보이스벌스’라는 이름의 음성 대체불가토큰(NFT) 8888개를 민팅(minting·발행)해 10분 만에 다 팔았다.
목소리를 NFT로 만드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목소리로 만들어진 메시지나 콘텐츠 외에 목소리 그 자체가 자산으로 가치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사람의 목소리 외에도 AI가 합성하는 목소리는 무궁무진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런 소리를 구매하고자 하는 기업과 개인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울시와 로보는 이번에 발송한 개별 음성 초대장을 2주 후 NFT로 민팅해 보낼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NFT를 패션 분야에 도입하는 시도가 있었으나 옷을 NFT 이미지로 만드는 데 그쳤다. 하지만 패션은 더 이상 눈으로 보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K팝이 세계인의 귀를 뚫은 것처럼 우리도 ‘패션에 청각을 가미해 보자’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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