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100일
안심소득-임산부 교통비 좋은 평가… ‘키움센터’ 등 보육환경 개선 속도
종로구 송현동 부지 개방도 성과… 심야택시난 포함한 교통문제
산하기관 재정비도 해결해야
6·1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해 올 7월 다시 임기를 시작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 당선돼 일할 시간이 1년 남짓했던 지난 임기 때와 달리,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만큼 안심소득이나 신속통합기획 등 중장기 정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같은 당인 국민의힘이 시의회 과반을 차지하며 오 시장의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재해 피해 재발 방지와 광역 자원회수시설(소각장) 건립 등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 ‘약자와의 동행’ 내세워 취약계층 지원
오 시장은 취임사에서부터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며 취약계층 지원을 이번 임기의 핵심 과제로 삼았다. 이 중 가장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것은 ‘안심소득’이다.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 구조인데, 현재 5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보육환경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36개월 이하 영아를 조부모 등에게 맡긴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에는 최대 12개월 동안 매달 30만 원씩 돌봄수당을 지원한다. 맞벌이가정 아이를 돌봐주는 ‘거점형 키움센터’나 ‘병원동행 서비스’ 등도 호응을 얻고 있다.
교통 약자인 임산부에게 교통비 7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시 관계자는 “임산부 교통비 지원을 받은 76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9명이 ‘사용의 편리성’ ‘신속한 업무 처리’ 등에서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다문화가족 임산부에 대해서도 다음 달부터 교통비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얼마 전 재개장한 광화문광장과 ‘금단의 땅’으로 불렸던 종로구 송현동 부지 개방도 성과로 꼽힌다. 최근에는 2036년 여름올림픽 유치를 위한 스포츠 외교전에도 뛰어들었다.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지난해와 달라진 모습이다. 오 시장은 맞벌이 가구 육아 문제 해결과 출생률 제고를 위해 ‘외국인 육아도우미 제도 도입’을 최근 국무회의에서 공식 제안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도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을 아우를 수 있는 어젠다를 계속 제기할 방침이라고 한다.
○ 재난안전망, 소각장 건립 등 과제도
8월 기록적 폭우 때 발생한 재해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오 시장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당시 폭우로 관악구 반지하 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숨졌고, 서초구에선 맨홀 사망사고도 발생했다. 번화가인 강남구 곳곳도 물에 잠겨 시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인근 주민 반대가 극심한 마포구 상암동 신규 광역 자원회수시설 건립도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시가 주민설명회를 여는 등 뒤늦게 민심을 달래고 있지만 여전히 주민 반대가 커 사업이 진행되더라도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
심야 택시난을 포함한 교통 문제도 여전한 과제다. 시는 올 12월 할증률과 할증시간을 변경하고 내년 2월 기본요금을 인상할 계획이다. 하지만 요금 인상에도 택시 승차난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시가 비판의 화살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 밖에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겪고 있는 TBS교통방송 문제를 포함해 산하기관 재정비 문제도 오 시장이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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