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평균 청약경쟁률 8.6대 1, 지난해 절반 수준…‘옥석 가리기’ 심해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2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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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주택 청약 시장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대기자들이 까다롭게 옥석 가리기에 나서면서 단지 규모와 입지, 지역에 따라 청약 경쟁률과 당첨 가점 편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9월까지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8.6대 1로 조사됐다. 2021년 평균 경쟁률(19.5 대 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평균 당첨 가점도 지난해 34점에서 올해 23점으로 11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와 경기 광주시 힐스테이트초월역, 오포자이디오브 등 3개 단지에서 만점인 84점 당첨자가 나왔던 것과 달리, 올해는 80점 이상의 당첨자가 없는 상황이다.

집값 급등기에는 지역을 가릴 것 없이 수요자들이 몰렸지만 이제는 입지와 분양가, 단지 규모 등을 꼼꼼히 따지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단지 규모별로 주거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나홀로 아파트 등 소규모 단지일수록 외면받고 있다. 올해 1~9월까지 민간분양 아파트 중 1500채 초과 단지의 당첨 가점 평균은 41점으로 지난해와 같지만, 300채 이하는 18점으로 지난해(27점) 대비 9점 떨어졌다. 300채 초과 500채 이하 단지는 34점에서 24점, 500채 초과~1000채 이하는 36점에서 22점, 1000채 초과 1500채 이하는 37점에서 29점으로 하락했다.

청약 시장의 옥석가리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올 4분기 예정된 서울 민간 분양단지의 청약 흥행 여부가 향후 청약 시장 흐름을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선 다음달 중랑구 중화1구역(1055채)과 성북구 장위4구역(2840채) 등이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에서 1000채 이상 단지가 청약에 나선 건 올해 1월 북서울자이 폴라리스(1045채) 이후 10개월 만이다. 올해 서울에서 미분양 물량이 나온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216채)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47채) 등은 모두 소규모 아파트로 실제 청약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중화 1구역과 장위4구역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2834만 원, 2835만 원이다. 전용 59㎡가 7억 원대, 전용 84㎡가 9억 원대 초중반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청약 대기자들 사이에선 전용 84㎡ 중도금대출을 받을 수 없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불만이 나온다. 장위동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레미안포레카운티 전용 84㎡ 급매가 11억5000만 원 정도여서 시세보다 저렴한 것 맞다”면서도 “전용 84㎡ 중도금 대출이 안 돼 경쟁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 청약시장 침체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분양가 9억 원 이상인 곳은 아무리 서울이라고 해도 중도금대출이 안 되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붙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말 입지 좋고 주거 여건이 괜찮은 곳을 제외하곤 청약 흥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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