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4國 뽑는데 5위 그쳐 연임 실패
방글라데시-몰디브 등에 밀려
외교부 “국제기구 과다 입후보 원인”
한국이 베트남, 키르기스스탄 등에 밀려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연임에 실패했다. 2006년 인권이사회 설립 이후 한국이 이사국에 도전했다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외교부는 “올해 각종 국제기구 선거에 과다하게 입후보해 선택과 집중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국제기구 선거 입후보 여부는 지난해 12월 결정됐다. 여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한 것을 들어 “전임 정부의 외교 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 4개국 선정 선거에서 123표를 얻은 한국은 5위에 그쳐 낙선했다. 이날 선거는 2023년부터 임기 3년을 맡을 이사국 중 아시아에 할당된 네 자리를 놓고 한국을 비롯해 6개국이 경쟁을 벌였다. 방글라데시가 회원국 193개국 중 160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몰디브(154표), 베트남(145표), 키르기스스탄(126표)이 한국을 앞섰다.
정부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47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인권이사회는 유엔 핵심 이사회로 꼽힌다. 북한인권결의안을 매년 채택하기 때문에 한국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사회다. 한국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총 5번 이사국을 맡았는데 낙선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인권이사회 표결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전임 정부가 올해 국제기구 선거에 지나치게 많은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것이 패인이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올해 예년보다 많은 14개 선거에 입후보를 하면서 교섭력이 약화된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에는 10개, 2020년에는 11개 국제기구 선거에 입후보했다. 올해 선거 입후보 여부는 문재인 정부 시기였던 지난해 12월 외교부 선거조정위원회가 결정했다.
한국이 북한 인권을 비롯해 신장위구르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글로벌 이슈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한국은 문재인 정부 4년간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했다. 연임 실패와 관련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유엔 인권이사국 연임 실패는 예고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도 “민주당 정권이 망친 외교의 결과가 이렇게 수모로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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