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빵이 가성비가 좋긴 한데, 이번 사고를 보면서 더 이상 안 먹겠다고 결심했어요.”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 씨(26)는 15일 경기 평택시 SPC 계열사 제빵 공장에서 근로자 A 씨(23)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숨진 사고가 발생한 후 SPC 그룹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빵,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던킨 도너츠 등을 사지 않고 있다. 그는 19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고 자체도 충격적인데 수습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공정을 재개했다는 걸 듣고 너무 놀랐다”며 “불매운동이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는 걸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 직후 시작된 소비자들의 파리바게뜨 불매운동이 SPC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따르면 사고 이후 19일 오전 3시까지 ‘SPC 불매’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이 3만8900건 올라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도 SPC 계열사 브랜드 목록이 정리된 사진과 함께 “눈물 젖은 빵은 먹을 수 없다”는 문구를 담은 게시물이 퍼지고 있다.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동네빵집챌린지’ 해시태그를 통해 동네 빵집을 소개하거나, 구매를 인증하는 시민들도 등장했다.
직장인 김모 씨(27)는 “사람이 죽었는데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계속 일을 시키는 기업은 더 이상 못 믿겠다”며 “친구들과 단체 대화방에 SPC 계열사 목록을 공유하고 불매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SPC 계열사 기프티콘은 모두 환불했고, 즐겨 먹던 삼립 호빵 대신 붕어빵을 사먹을 것”이라고 했다. 시민 정모 씨(58)도 “사람 목숨을 쉽게 생각하는 기업 제품을 소비하고 싶지 않다”며 “파리바게뜨 기프티콘 유효기간이 남았는데 전부 환불하려 한다”고 했다.
SPC그룹은 파문이 확산되자 이날 “사고 당시 목격한 직원들은 즉시 업무를 중단시켰다. 인근 생산라인도 현재 모두 중단한 후 150여명의 직원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했다”고 추가로 해명했다. 일각에선 불매운동이 대대적으로 번질 경우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