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요인에 외부자극 더해져 유발… 아토피는 진물 나고 딱지 앉는 증상
건선은 홍반 위 두꺼운 각질 쌓여
심혈관-대사성-정신질환에 악영향
호전됐다고 치료 멈추면 악화되기도
건조한 요즘 시기에 악화되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이 있다. 바로 염증성 피부질환인 ‘건선’이다. 건선의 국내 유병률은 0.5∼1%로 추정된다.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건선 환자 수는 연평균 약 16만 명에 달한다. 29일 ‘세계 건선의 날’의 주제는 효과적인 건선 치료를 위해 ‘화합하고, 지금 행동하라(United, Now Act!)’다. 건선이 쉽게 낫는 질환이 아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 건선의 날’을 맞아 다른 피부질환과 오해하기 쉬운 건선 질환에 대해 대한건선학회 박은주 홍보이사(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를 만나 알아봤다.
―건선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가.
“비듬 같은 각질이 피부에 두껍게 쌓이고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유전 요인이 있는 환자에게서 외상이나 감염과 같은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피, 팔꿈치, 무릎, 엉덩이 등 자극이 많은 부위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손바닥, 발바닥, 손톱 등 피부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
―가려운 증상 때문에 아토피와 헛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아토피는 팔오금, 다리오금 등 살이 접히는 부위에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자주 긁어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진물이 나고 딱지가 생기기도 한다. 반면 건선은 팔꿈치, 무릎 등과 같이 외상을 잘 받는 부위에 병변이 잘 생긴다. 정상 피부와 명확한 경계를 보이며, 붉은 홍반 위에 ‘두꺼운 각질’이 쌓이는 것이 특징이다.”
―건선과 관련된 동반질환, 합병증은 어떤 게 있나.
“건선은 의학적으로 우리 몸속 면역계에 이상이 발생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단지 피부에만 국한되지 않는 전신 염증성 질환인 것을 꼭 기억해야 된다. 초기에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절염증, 장질환 등 염증성 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심혈관계의 염증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동맥경화증으로 연결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주요 심혈관계 질환의 유병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 밖에도 비만, 고지혈증, 당뇨 등 대사성 질환은 물론이고 우울감, 불안장애, 의욕상실 등 정신질환과도 연관돼 있다.”
―합병증이 무서움에도 불구하고 조기 치료가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민간요법을 선택하는 환자들이다. 면역체계 이상이라는 말 때문인지 면역력 증가를 위해 민간요법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민간요법도 있겠지만 상당수 환자가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나 치료법을 선택한다. 오히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서 중증 건선으로 넘어가서야 병원을 찾는다.
두 번째는 만성질환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안 된다는 것이다.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도 마찬가지지만, 꾸준한 치료와 관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일시적으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약을 끊는 환자도 있다. 이 경우 곧 재발하거나 오히려 상태가 나빠진다. 따라서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을 갖고 꾸준한 의학적 치료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토피 등 타 피부질환과의 혼돈으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피부질환으로 오인해 자가 치료를 한다. 예를 들어 단순 발진으로 오인해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거나, 초기 아토피로 오인해 보습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식이다. 이럴 경우 치료시기가 늦춰져서 적절한 초기 치료시기를 놓친다.”
―건선 환자들에게 당부할 사항은….
“건선 치료 분야는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건선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관절 영구 손상 및 심혈관계 이상, 대사증후군, 정신과적 질환들이 증가할 수 있다. 건선은 환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다. 건선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합병증 대부분도 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초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희망을 잃지 말고, 의료진을 믿고 열심히 치료에 임하시기를 바란다. 2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건선의 날’ 행사에선 건선에 대한 인식 증진, 건선 질환의 조기 치료와 관리의 필요성, 대한건선학회와 함께 하는 건선 바로 알기 토크쇼 등이 진행된다. 의료인과 건선 환자들 간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니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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