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에 올인한 창원공장… 한국GM, 내년 50만대 시대 개막 ‘경영정상화 완성’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10월 20일 21시 04분


‘연간 28만대’ 최신식 설비 거듭난 창원공장
내년부터 스파크 빼고 차세대 CUV 생산
부평공장(25만대)서 차세대 CUV 파생모델 생산
국내 전기차 생산 無… IRA 등 현실적으로 불가
국내 포트폴리오 수입물량으로 보완

한국GM이 19일 출범 20주년을 맞아 창원공장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을 통해 설비 보강과 증설을 마친 창원공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창원공장은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상징하는 시설로 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제너럴모터스(GM) 국내사업 철수 논란이 불거진 당시 한국GM은 창원공장을 히든카드로 내세웠다. 창원공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전략 신차 생산물량 배정을 통해 국내사업 철수설을 잠재웠다. 이후 경영정상화 계획이 실행에 옮겨졌고 창원공장은 지난 3월 최신식 완성차 생산 공장으로 거듭났다.

한국GM에 따르면 창원공장 설비 증설에는 9000억 원가량이 투입됐다. 이와 별개로 부평공장 설비 증설에도 2000억 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국내 생산시설에 총 1조1000억 원 규모 투자가 단행된 것이다. 한국GM은 이러한 투자 자체가 국내사업 지속에 대한 강력한 의지라고 강조한다. 생산물량의 경우 올해 양산 준비를 거쳐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는 전략 신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설비 증설을 마친 창원공장 연간 최대 생산대수는 28만대다. 부평공장(약 25만대)과 함께 공장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내년 생산량 50만대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 창원공장 증설 나비효과… “내년 50만대 생산·흑자전환 달성”
업그레이드된 창원공장은 생산계획도 대대적인 개편을 거쳤다. 실제로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차급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로 조성됐다고 한다. 이날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생산 능력을 끌어올린 창원공장이 차세대 글로벌 CUV 생산을 극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수익을 흑자로 전환해 경영정상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특히 창원공장은 GM 글로벌 사업장 내에서 최고 수준 설비가 갖춰졌다고 강조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창원공장은 최신 설비가 갖춰진 도장공장이 새로 조성됐고 조립공장과 프레스공장 등에는 GM이 보유한 첨단 생산시설과 로봇 등을 도입해 글로벌 사업장 내 최고 수준 공장으로 거듭났다”며 “GM 공장 중 최고의 시설로 완성됐다”고 말했다.

흑자전환을 위한 핵심요소로는 생산량 극대화와 신차 상품성을 꼽았다. 에이미 마틴 한국GM 최고재무총괄(CFO)은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며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거듭난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신차와 반조립부품(CKD)의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신차 상품성을 경쟁력 있게 구성해 내년 흑자전환을 실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차 1대 더 있다”… 부평공장서 차세대 CUV 파생모델 생산
결과적으로 창원공장은 완성차 기준 차세대 CUV 1종만을 위한 공장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차세대 CUV 파생모델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다만 차세대 CUV 파생모델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부평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라고 한다. 때문에 창원공장은 스파크를 제외하면 차세대 CUV 1개 차종 체제로 운영되는 셈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신차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신형 CUV 1개 모델만으로 연간 25만대 규모 생산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아시프 카트리 GM인터내셔널(GMI) 생산부문 부사장은 “부평은 내년 1월부터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창원은 3월부터 최대 가동률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두 공장 가동률을 극대화해 내년 50만대 생산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경차 스파크 단종… 국내 라인업 수입모델 물량공세
최근까지 창원공장에서는 경차 스파크가 생산됐다. 하지만 내년 초 스파크 판매는 공식 종료된다고 한다. 실제로 창원공장 주차장에는 스파크 수백 대가 출고를 앞두고 주차돼 있었다. 생산도 마무리 수순이다. 공장 주차장에 있는 물량이 출고되면 스파크 판매가 모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24년 동안 누적 400만대 넘게 팔린 스파크는 내년 초까지만 판매돼 역사적인 성공스토리를 종료하게 된다”며 “차세대 CUV 모델이 스파크의 성공을 이어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스파크 AS의 경우 생산은 종료되지만 AS 차원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지속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부족한 완성차 포트폴리오를 수입 차종으로 채운다. 쉐보레와 캐딜락에 이은 새 브랜드 GMC를 도입해 멀티 브랜드 전략을 전개한다. GMC 브랜드 도입과 함께 풀사이즈 픽업트럭 모델인 GMC 시에라를 올해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GM 전동화 비전에 맞춰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을 국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장 내년부터 국내에서 생산된 모델과 수입 차종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국내 도입 차종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전개하는 멀티 브랜드 전략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카를로스 미네르트 부사장은 “그동안 쉐보레와 캐딜락을 앞세운 브랜드 전략은 성공적이었다”며 “멀티 브랜드 전략 일환으로 GMC 브랜드를 새롭게 도입해 한국 자동차 시장에 강력한 임팩트를 끼칠 것으로 보고 있고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 “창원공장은 내연기관 전용”… 전기차 국내 생산 선그어
전기차 모델 국내 생산 여부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 여지를 남겼지만 실제로는 선을 그었다. 특히 현행 창원공장에서는 전기차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라인을 다시 조성해야 하는데 이 경우 또다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중·장기적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을 제한하는 이유로 볼 수 있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GM이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면 보조금을 받지 못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현지 전기차 공장 준공을 서두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로베르토 렘펠 사장은 “GM의 미래는 전동화이고 적절한 시점에 전동화와 생산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확정된 계획이 없기 때문에 최근 투자를 마친 제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비 보강을 마친 창원공장은 물량 배정이 완료된 차종만으로 풀가동되기 때문에 전기차 물량을 배정받더라도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에 초점을 맞춘 공장이기 때문에 전기차 생산을 위해서는 시설 전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있고 여러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며 “한국GM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보다 많은 노동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한국 사업이 훨씬 수월해지고 수출도 용이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은 GM의 중요한 시장이지만 생산 등 사업 측면에서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위치”라며 “한국 사업장은 GM 내에서 비교대상이 되기 때문에 미래로 가는 길을 닦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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