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노태우 대통령은 권위주의 시대를 마감하고 산업화 시대와 민주화 시대를 연결한 험한 세상의 다리였다”며 “자신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여망에 순응한 진정한 거인”이라고 추모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 파주시 탄현면 동화경모공원에서 열린 ‘노태우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에서 “노태우 대통령의 시대를 정리하면 ‘6·29 민주화 선언’, ‘북방정책’, ‘주택 200만호 건설’ 이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직선제로 선출된 첫 대통령이자 5공화국 잔재를 청산하고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12·12 군사반란을 주동했다는 꼬리표를 평생 떼어내지 못한 채 문민정부의 칭호를 김영삼 정부에 넘겨줘야 했다. 지난해 10월26일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으로 치러졌지만, 국립현충원에는 안치되지 못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1987년 6·29 민주화 선언 △북방정책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 △1991년 UN 가입 △재임 기간 연평균 8.4% 경제성장 △272만호 주택건설(1기 신도시 건설) △인천국제공항 및 KTX 건설 계획 입안 △3당 합당 △범죄와의 전쟁 선포 등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을 나열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민화위를 구성해 그때까지 5·18 광주사태로 불리던 광주의 시대적 아픔을 치유하고, 광주시민의 명예회복을 위해 실천적 노력을 기울였다”며 “몹쓸 병마와 싸우는 와중에도 당신께서 ‘마음의 빚’을 안고 있던 것들을 모두 갚기 위해 무진 애를 쓰셨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지난 2013년 “추징금 완납은 노 전 대통령 개인의 의미를 넘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역사에 대한 빚을 청산하는 소중한 의미”라며 노 전 대통령의 추징금 2397억원을 완납했다. 아들 노재헌씨는 2019년 8월23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부친의 과오를 반성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어른께서 평생 애창했던 ‘베사메 무쵸’(Kiss me much)의 가사 대로 이제는 대한민국의 역사도 노태우 대통령의 업적을 보다 따뜻한 눈과 냉철한 가슴으로 제대로 평가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한민국에 기여한 대통령의 공로를 생각한다면, 마땅히 국립묘지에 모셔야 했다”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를 고대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대통령의 역사에는 공과 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냉철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이라며 “88올림픽 개최, 주택 200만호 건설, 8% 이상 눈부신 성장, 북방 정책 등은 노태우 시대에 남긴 대한민국이 전진을 이룩한 명징한 역사의 기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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