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충북 괴산군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최대 규모다. 충북 지역에서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관측 이래 처음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 27분 49초 충북 괴산군 북동쪽 11km 지역(장연면 조곡리·북위 36.88도, 동경 127.88도), 깊이 12km 지점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중심부에서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흔들림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각 관측지점에서 관측한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진도는 충북 지역에서 5로 가장 강했고, 경북 4, 강원·경기·대전 지역에서는 3으로 나타났다. 진도 5는 책장에서 책이 떨어지고 벽에 금이 갈 수 있을 정도의 강도다. 규모는 지진 자체의 세기를 뜻한다.
본진이 발생하기 전 미소지진을 포함해 전진(前震)도 3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전 8시 8분 14초에 규모 1.6, 8시 9분 32초에 규모 1.3의 지진이 확인됐고 본진이 발생하기 16초 전인 8시 27분 33초에는 규모 3.5의 지진이 앞서 일어났다. 지진을 일으킨 단층 내에서 본진 전에 전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지진은 올해 국내서 관측된 지진 중 가장 강하다. 2022년에는 이번 지진을 포함해 총 61건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4.0 이상 규모는 이번 지진이 유일했고 3.0에서 4.0 사이 지진이 5회, 2.0에서 3.0 사이 지진이 55회 있었다.
기상청은 1978년 계기 관측을 시작한 이래 이번 지진이 역대 규모로는 38번째 강한 지진이라고 밝혔다. 육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범위를 좁히면 13번째로 강하다. 충북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변 지역에서 지금까지 작은 지진들이 꾸준히 발생해왔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 50km 이내 규모에서 2.0 이상의 지진이 총 53회 관측됐다. 충북 지역은 아니지만 1978년 경북 상주시 북서쪽 32km 속리산 지역에서는 규모 5.2의 강한 지진이 관측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지진파 분석을 통해 이번 지진이 단층의 ‘주향이동’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주향이동이란 단층면을 중심으로 양쪽 땅이 수평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양쪽 땅의 이동 방향은 북북동-남남서, 또는 동남동-서북서 방향으로 추정됐다. 다만 어디서 어떤 단층이 움직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분석은 지진파를 통해 지표의 움직임만 추정한 것이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에 알려진 단층은 없다. 하지만 2016년 경주, 2017년 포항 지진도 모두 알려지지 않은 단층에서 발생했던 만큼 추가 조사를 통해 지진 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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