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관광재단(재단)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하기 3시간 전까지 참사 현장 인근에서 홍보 행사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서울시가 참사 전에 이상 징후를 포착할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재단은 지난달 29일 오후 5시부터 해밀톤호텔 뒤편에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자유이용권’처럼 사용되는 외국인 전용 ‘디스커버 서울패스’ 홍보 이벤트를 열었다. 직원 2명이 태블릿PC를 이용해 홍보 영상을 보여주거나 홍보물을 나눠주고, 진행도우미 2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오징어게임’의 진행 요원으로 분장했다.
재단 관계자는 “28, 29일 진행했는데 참사 당일인 29일에는 홍보물이 일찌감치 떨어져 오후 7시에 철수했다”고 밝혔다. 재단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디스커버 서울패스’ 이벤트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참사 직후 삭제한 것도 논란이 됐다.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해 보도자료를 내린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재단 관계자는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되면서 홈페이지에 추모 화면을 만들었는데 축제 관련 글이 남아있는 것이 애도 의미와 맞지 않다고 생각해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서울시는 ‘별도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며 책임론에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산하 단체가 현장에서 홍보 행사를 진행한 만큼 서울시가 이상 징후를 포착할 수도 있었지만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다만 재단 관계자는 “서울시와 사전 논의 후 진행된 행사는 아니었고, 팀 차원에서 외국인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진행한 것”이라며 “이틀간 홍보물 100부만 배포한 소규모 이벤트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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