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이다현(21)은 국제대회 참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미들블로커 선배 양효진(33·현대건설), 김수지(35·IBK기업은행)의 자리를 이어받은 이다현은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이어 세계선수권까지 대표팀이 비시즌 치른 국제대회 일정을 모두 소화해냈다.
대표팀은 VNL에서 12전 전패에 그친 뒤 세계선수권에서도 1승 4패로 부진을 이어갔지만 이다현에겐 모든 게 값진 자산이 됐다. 세계선수권 마지막 경기인 크로아티아전이 끝나고 팀을 대표해 인터뷰에 나선 이다현은 “인터뷰를 한 번밖에 하지 못해 아쉽다”라고는 “대표팀에 대한 갈망이 컸던 만큼 배운 부분도 많다”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필리핀으로 영어 유학을 다녀온 이다현은 영어에도 능통하다.
이다현은 “특히 튀르키예를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미들블로커도 저렇게 높은 공격비중을 가져갈 수 있다는 데 놀랐다”라며 “앞으로 V리그에서도 국제대회에서 활용할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 예로 B속공, 외발 이동 공격을 언급했다. 소속팀에서도 양효진보다 이동 공격은 낫다는 평가를 듣던 이다현이다.
서브를 연마한 것 또한 같은 이유에서다. 그 결과 이다현은 2일 현재 세트당 0.909개의 서브 득점에 성공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지난 시즌 31경기에서 남긴 서브 10득점을 올 시즌엔 불과 3경기 만에 이뤄냈다. 상대의 빈틈을 노린 목적타 서브가 빛났다.
1일 흥국생명전에서 커리어 최다 서브 득점(4점)을 기록하기도 한 이다현은 경기 뒤 “상대에게 쉽게 받을 수 있는 서브를 넣으면 막을 수 없는 공격이 돌아왔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강한 서브가 필수라고 느껴 서브 훈련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국제대회 개근 뒤 더 단단해진 이다현의 활약 등에 힘입어 현대건설은 개막 후 3연승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 다시는 불가능할 정도로 좋은 한 해를 보낸 만큼 올 시즌엔 부담감이 있다”라는 이다현의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우승 후보다운 경기력이다.
그밖에 이다현은 블로킹 4위(세트당 0.727개), 속공 6위(성공률 47.62%)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다현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 팀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각 팀 참가 선수 중 막내임에도 선배들에게 밀리지 않는 입담을 뽐냈다. 코트 안팎을 가리지 않는 이다현의 성장에 배구 팬들도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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