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줄어든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경기 침체와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디지털 광고·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꺾인 데다 게임 부문에서 운영 미숙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 보상 비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4분기 이후엔 수익성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3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5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1%로 지난해 3분기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은 1조8587억 원으로 6.8% 증가했다. 하지만 앞서 2분기(4∼6월) 매출이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020년 대비 47.6% 증가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의 3분기 실적을 구체적으로 보면 카카오톡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광고형 매출은 2분기 대비 4% 감소했다. 포털 다음을 통한 광고 매출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주요 기업이 광고 예산 등을 줄이며 긴축 경영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게임 부문의 3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1% 감소한 29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의 주요 사업부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주력 게임 ‘오딘’과 ‘우마무스메’의 매출 감소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의 미숙한 게임 운영 방식에 항의하며 마차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매출 성장 둔화 추세가 4분기(10∼12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3일 오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최근 부정적인 거시 경제 환경에 따라 광고 사업이 영향을 받고 있어 4분기 매출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분기엔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주요 서비스 먹통 사태 관련 유료 서비스 피해 보상액을 4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6일까지 피해 사례를 접수한 뒤 추가 지원책, 보상 방안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현재 상황에서 구체적인 매출 손실 규모나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먹통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카카오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현재 외부 데이터센터 임차와 운영비 등을 포함해 연간 1500억 원을 인프라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카카오가 경기 안산시에 짓는 제1데이터센터에 비상발전기 등 재난재해 예방 시설을 추가로 확충하기로 한 만큼 추가 비용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홍 대표는 “사실상 전 국민이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라는 점을 고려해 가져야 할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흔들리지 않는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갖출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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