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치는 태국산 마약… 필로폰은 멕시코-미국産 이어 세번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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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파고드는 마약]
대부분 국제우편 통해 밀수 이뤄져
외국인 마약사범 38%가 태국인

태국 마약 조직과 국내 거주 태국인을 통해 마약이 확산되는 상황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대검찰청의 ‘2021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마약사범 2339명 가운데 태국인이 888명(38.0%)으로 가장 많았다. 2019년 551명에서 300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국내 외국인 마약사범 10명 중 4명이 태국인인 셈이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태국인 마약사범은 지역 산업단지와 대규모 농장, 유흥업소 등을 중심으로 신종 마약 ‘야바’를 매매하거나 투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적발된 태국인 마약 투약자 중에는 공장이나 농촌 근로자가 많다. 지난달 강원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태국 등에서 들여온 시가 5억 원 상당의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태국인 65명을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올 4∼9월 강원과 경기, 충북, 전남 등의 농촌 지역 비닐하우스나 숙소 등에서 야바와 필로폰, 대마초 등을 판매하거나 투약 또는 흡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에 중독된 태국인 근로자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것도 대부분 태국인이다.

지난달 19일 의정부지법은 4년간 국내에서 불법 체류하며 야바 등을 불법 유통시킨 40대 태국인 남성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올 5월 전남 나주시의 한 건물에서 중간판매책에게 야바 2000정을 제공하고 2400만 원을 챙겼다. 태국인 밀수범들은 국내에 불법 체류하면서 태국 현지 조직과 연계해 마약을 밀수한 후 중간판매책들에게 도매가로 넘긴다고 한다.

밀수는 주로 국제우편을 이용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경찰 관계자는 “태국으로부터의 마약 밀수는 국제우편으로 발송되는 초콜릿, 건강식품, 인형, 베개 등에 숨기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했다. 지난달에는 태국인 주부 2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야바 1억8000만 원어치를 가방과 운동화 등에 숨겨 밀반입하려다가 세관에 적발되기도 했다.



밀수된 태국산 마약은 필로폰과 카페인 성분이 섞인 야바가 대부분이지만 필로폰도 적지 않다.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밀반입돼 적발된 야바는 전체 49kg 중 34kg(69.4%)이 태국산이었다. 필로폰은 태국에서 온 것이 29kg으로 멕시코와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태국산 마약은 한국인을 대상으로도 일부 유통되고 있다. 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실장은 “야바를 투약하는 한국인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태국에서는 야바가 1정에 1000∼2000원 정도인데 국내에서는 3만∼5만 원에 팔리니, 손쉽게 돈을 벌려는 태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마약 밀수에 뛰어들고 있다”고 했다.

#마약#필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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