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월 물가 7.7% 올라 둔화세… 금리 속도조절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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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이후 처음으로 7%대… 뉴욕 증시 선물 일제히 상승
아마존 시총 ‘1조 달러’ 증발… 빅테크發 경기침체 우려 확산

10일(현지 시간) 발표된 10월 미국 물가상승률이 7.7%로 소폭 둔화세를 보였다. 올해 1월 이후 최소폭으로 상승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7.9%)보다도 낮았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며 미 뉴욕 증시는 장 개장 초반 나스닥 지수가 5.6% 이상 급등하는 등 주가가 급등했다. 국채 금리와 달러지수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상승률’은 6.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 시장 예상 하회에 뉴욕 증시 급등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7.7%(전년 동월 대비)는 9월(8.2%)에 비해 소폭 둔화했다. 올해 2월 이후 처음으로 7%대로 내려앉은 수치다.

10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6.3%로 9월의 6.6%에 비해 둔화했고 시장 예상치인 6.5%보다 낮았지만 여전히 8월(6.3%)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주거비, 식료품 상승을 꼽았다. 특히 가장 큰 ‘골칫거리’는 전월 대비 6.9% 오른 주거비다. 식료품 물가도 전년 대비 10.9%로 두 자릿수로 급등했다.

미 물가가 예상 밖의 완화조짐을 보임에 따라 연준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해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날 연준 인사들도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중앙은행이 "충분히 제한적인 입장에 접근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이날 CPI 보고서를 두고 "환영할 만한 안도감을 주는 뉴스"라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3.75%포인트나 금리를 올렸음에도 인플레이션 고착화 는 계속되고 있다며 이제 막 4%에 들어선 미 기준금리의 내년 최종 수준이 여전히 5%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은 여전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여러 차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이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락세로 이어지던 휘발유가가 10월에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상승 변수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빅테크 거품 꺼지며 경기 침체 우려 확산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주가는 연준의 속도조절을 기대하며 급등했지만 빅테크는 실적 악화 우려 속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연말 성수기 소비부진 우려 속에 시가총액이 지난해 최고점과 비교해 9일 기준 1조10억 달러(약 1376조 원) 증발했다. 단일 기업의 ‘시총 1조 달러 증발’은 세계 최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비용절감을 위해 수익성 없는 사업부문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메타도 전 직원의 13%에 달하는 1만1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선 추가 감원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위기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연준의 고강도 긴축 장기화 속에 시장의 거품이 꺼지며 나타난 대표적인 현상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팬데믹) 기간 온라인 시장 확대로 투자가 급증하며 너도나도 과대 투자, 과잉 고용에 나섰다가 긴축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시장 자금줄이 말라가고, 기업들이 비용 감축에 나서는 데다 소비 부진까지 예상돼 빅테크 기업들뿐 아니라 경기 전반의 불안감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경기 침체 수준의 경제적 어려움을 실감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표출됐다. NBC방송의 출구조사에서 응답한 유권자의 47%가 “주머니 상황이 나빠졌다”고 밝혔다. 여당인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야당 공화당에 내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WSJ는 “고물가에 성난 민심이 미국뿐 아니라 각국의 정권 심판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물가상승률#뉴욕 증시#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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